슬픔만 남겼는데 – 선우영 –
선우영 ‘슬픔만 남겼는데’, 박시형이라는 본명
이 노래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알아둘 사실은 박시형과 선우영이 별개의 두 음악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ManiaDB 선우영 자료에는 선우영이 박시형이라는 이름으로 작곡 활동을 하고, 자신의 노래를 부를 때 선우영이라는 예명을 사용한 이력이 정리돼 있다.
그는 1960년대 강소희의 ‘잊어버린 꿈’, ‘후회하는 마음’ 등을 박시형 이름으로 작곡했고, 자신의 작품 ‘능금꽃 피는 산골’을 비롯한 여러 곡을 선우영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후 ‘노을진 비탈길’과 유정의 ‘사랑하고 미워하고’를 앞세운 박시형 작곡 1집에 이어 ‘풀피리’를 앞세운 작곡 2집을 냈다고 전한다.
따라서 SEL-707 표지의 ‘박시형 작곡 2집’과 첫 곡을 부른 ‘선우영’은 한 사람의 두 활동명이다. 작곡가가 자신의 작곡집 첫머리에서 직접 노래까지 맡은 것이다.
사랑이 떠난 갈림길에 내리는 이슬비
벅스에 전하는 노랫말을 보면 ‘슬픔만 남겼는데’의 이야기는 매우 간결하다.
사랑은 떠났고 화자에게 남은 것은 슬픔과 가슴의 상처다. 두 사람이 갈라선 길에는 이슬비가 내린다. 이미 관계는 끝났지만 화자는 여전히 옛정을 지우지 못한다.
두 번째 흐름에서는 사랑이 남긴 것이 ‘아픔’과 ‘추억’으로 바뀐다. 끝내 하지 못한 말과 사연이 서러움으로 남고, 이번에는 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느냐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노래에는 떠난 상대를 원망하는 긴 이야기가 없다. 상처, 갈림길, 이슬비, 추억, 미련이라는 몇 개의 이미지로 이별 뒤의 마음을 압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