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속삭임 – 태양희 –
‘사랑의 속삭임’이 실린 OL-856
OL-856의 앞면은 태양희의 ‘사랑의 속삭임’과 ‘가을에 떠난 사람’으로 시작한다. 이어 나훈아 ‘선생님’, 박일남 ‘그리운 희야’, 태정 ‘사랑을 가르쳐 주세요’가 배치됐다. 뒷면은 장미리 ‘첫경험’, 최희준 ‘비검’, 서수남 ‘정말 너무해’, 조미미 ‘불장난’, 남상규 ‘만나지 않았다면’ 순이다. 벅스 OL-856 수록곡
오아시스 음반번호 자료에는 OL-856이 1970년 12월 24일 발매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벅스에 표시된 2013년 날짜는 디지털 복원 시점이므로 원반 발매일과 구분해야 한다. 오아시스 OL-856 발매 기록
음반 앞면을 여는 태양희의 두 곡
태양희는 이 LP에서 ‘사랑의 속삭임’ 한 곡만 부른 것이 아니다. 바로 다음 곡 ‘가을에 떠난 사람’까지 연속으로 맡아 앞면의 시작을 책임졌다. 이 때문에 OL-856은 여러 가수가 참여한 합집이면서도 앞면에서는 태양희, 뒷면에서는 장미리가 가장 먼저 이름을 드러내는 구조를 가진다.
실물 음반 계열 자료에서도 음반명이 ‘사랑의 속삭임 / 첫경험’으로 전해지고 있어 ‘사랑의 속삭임’은 단순한 중간 수록곡이 아니라 음반 표제에 직접 사용된 곡이었다. OL-856 실물 음반 수록 순서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와 구별해야 하는 곡
‘사랑의 속삭임’이라는 제목은 이후 여러 가수에게서 반복해서 사용됐다. 1971년에는 김상희가 같은 제목의 노래를 자신의 오아시스 LP 전면에 내세웠고, 그 음반의 실물 자료가 공유마당에도 남아 있다. 공유마당 김상희 ‘사랑의 속삭임’ LP
따라서 태양희의 1970년 ‘사랑의 속삭임’을 김상희의 1971년 동명곡이나 훨씬 뒤의 다른 가수 노래와 같은 작품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작사·작곡 또는 가사가 일치한다는 근거 없이 제목만으로 곡의 계보를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다.
태양희 ‘사랑의 속삭임’에서 확인되는 것
현재 접근 가능한 디지털 복원 자료에서는 태양희의 ‘사랑의 속삭임’ 개별 작사·작곡 정보와 가사 전문이 충분히 표시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동명곡의 가사나 저작자를 가져와 이 곡의 내용으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 맞다.
분명하게 확인되는 사실은 1970년 12월 OL-856의 앞면 첫 곡이라는 점, 태양희가 같은 면의 두 번째 곡 ‘가을에 떠난 사람’까지 연속해서 불렀다는 점, 그리고 ‘사랑의 속삭임’이 음반 제목의 앞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OL-856 디지털 복원 정보
‘첫경험’과 한 음반에 놓인 이유를 바라보면
이 LP의 반대편 첫 곡은 장미리의 ‘첫경험’이다. ‘첫경험’은 1970년 11월 27일 개봉한 황혜미 감독의 동명 영화 주제가이며 황혜미 작사, 임호 작곡으로 전해진다.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첫경험’ 기록 장미리 ‘첫경험’ 주제가 기록
따라서 OL-856은 태양희의 ‘사랑의 속삭임’과 장미리의 영화 주제가 ‘첫경험’을 각각 앞면과 뒷면 첫머리에 둔 음반이다. 두 곡은 가수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1970년 말 오아시스의 한 장짜리 합집 안에서 나란히 음반의 얼굴이 됐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사랑의 속삭임’
태양희의 ‘사랑의 속삭임’은 후대의 동명곡들 때문에 곡 자체의 정체가 흐려지기 쉬운 노래다. 그러나 1970년 12월 24일 OL-856, 앞면 첫 곡이라는 위치까지 좁혀 보면 이 노래가 놓였던 정확한 자리가 선명해진다.
장미리의 ‘첫경험’이 영화와 연결된 기록을 남겼다면, 태양희의 ‘사랑의 속삭임’은 같은 LP의 반대편을 여는 곡으로 남았다. 확인되지 않은 사연을 덧붙이기보다 그 한 장의 음반 속 자리와 동명이곡을 구별하는 것이 이 오래된 노래를 가장 정확하게 기억하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