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사랑했나요 – 정훈희 –
정훈희 ‘그토록 사랑했나요’, OL-948의 Side B 두 번째 곡
OL-948은 여러 가수가 함께 참여했던 당시 오아시스 합동음반과 달리 정훈희의 목소리만으로 채운 스테레오 독집이다. 원반의 수록순서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 Side A 1. 마음은 짚시
- Side A 2. 러브스토리
- Side A 3. 이상한 관계
- Side A 4. 그날 그자리
- Side A 5. 너무나 사랑했기에
- Side B 1. 끝나버렸어
- Side B 2. 그토록 사랑했나요
- Side B 3. 어느 비오던 날에
- Side B 4. 꽃봉투
- Side B 5. 그사람 바보야
라이브레코드의 실물 LP 자료에도 ‘정훈희 스테레오독집 – 마음은 짚시 / 끝나버렸어’, 오아시스, 1971년이라는 원반정보가 남아 있다.
따라서 ‘그토록 사랑했나요’는 음반의 대표 제목으로 뽑힌 곡은 아니지만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LP를 뒤집으면 ‘끝나버렸어’가 먼저 나오고 바로 다음 홈에서 ‘그토록 사랑했나요’가 이어졌다.
전우 작사, 김학송 작곡
‘그토록 사랑했나요’의 1971년 원반·가사자료에는 이 작품을 전우 작사·김학송 작곡으로 기록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음반에서 ‘그토록 사랑했나요’ 한 곡만 함께한 것이 아니다. 바로 앞에 놓인 ‘끝나버렸어’ 역시 전우가 작사하고 김학송이 작곡한 작품이다.
같은 작사가와 작곡가가 만든 두 노래를 Side B의 첫 번째와 두 번째에 연이어 배치한 것이다. 그래서 LP의 실제 순서대로 들으면 두 작품 사이의 공통된 이별 정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랑했던 사람의 눈물을 바라보며
‘그토록 사랑했나요’의 화자는 자신의 아픔만을 말하지 않는다. 눈앞에서 괴로워하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그 사람이 얼마나 깊이 사랑했기에 이렇게 힘들어하는지를 묻는다.
상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 화자는 사랑이 본래 아름다운 것이지만 동시에 허무한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고 말한다.
꽃이 피었다가 때가 되면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사랑도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지는 않는다. 그렇게 사랑이 사라진 뒤에는 눈물이 남는다.
당시 노랫말을 전하는 자료를 보면 이 작품은 복잡한 사건을 풀어놓기보다 사랑-상처-꽃-눈물이라는 몇 개의 이미지로 이야기를 압축한다.
특히 제목이 질문형이라는 점이 이 노래의 분위기를 만든다. ‘왜 사랑했느냐’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흘리는 눈물을 보며 얼마나 사랑했기에 그토록 아픈가를 되묻는 노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