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눈물 – 이현 –
이현 ‘흐르는 눈물’, 떠난 뒤에 남은 사나이의 눈물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떠난 뒤에서 시작한다. 화자는 잊으려고 하지만 슬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눈물이 계속 흐른다.
그리운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혹시 그 사람도 자신처럼 울고 있는지 묻는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지도 알 수 없다.
노랫말에서 눈물은 단순히 한 번 흘리고 끝나는 감정이 아니다. 떠난 사람이 어디 있는지를 묻는 질문과 함께 계속 반복된다. 사랑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상대의 마음까지 확인하고 싶은 상태다.
후반에는 못다 한 사랑이 정말 사라져버린 것인지 되묻고, 떠난 사람에게 자신의 눈물을 닦아 달라고 호소한다. 이미 곁에 없는 사람에게 눈물을 닦아 달라는 말이기 때문에 이별의 거리는 더욱 선명해진다.
‘고향의 푸른잔디’와 전혀 다른 두 번째 이현
JLS-120464에서 이현의 두 곡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고향의 푸른잔디’는 미국의 ‘Green, Green Grass of Home’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고향과 지나간 시절을 그린다. 반면 ‘흐르는 눈물’은 떠난 연인을 향한 전형적인 한국 가요의 이별 정서를 품는다.
같은 가수가 같은 LP에서 연이어 부르지만 한 곡은 번안·외국곡 계열이고 다음 곡은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다. 박춘석 작·편곡집이 당시 어떤 폭넓은 레퍼토리를 한 장에 담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후대 박춘석 작곡집에도 다시 남다
‘흐르는 눈물’은 1971년 JLS-120464 이후에도 박춘석의 작품을 모은 음반에 다시 등장한다. 벅스의 ‘박춘석 작곡집 – 슬픈 행복’에는 이현의 ‘내 사랑 지금 어디’, ‘그리운 어머니’, ‘슬픔은 없다’, ‘러브 스토리’, ‘마음은 집시’, ‘고향의 푸른 잔디’, ‘춤추는 첫사랑’과 함께 ‘흐르는 눈물’이 수록돼 있다.
이처럼 후대에 다시 묶인 음반은 이현과 박춘석의 작업을 한꺼번에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디지털 재발매일이나 후대 편집음반의 날짜를 원곡의 발표연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흐르는 눈물’의 자리를 확인할 때 중요한 것은 1971년 지구레코드 JLS-120464에 이미 이현의 노래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강정화에서 이현으로 이어지는 LP의 앞면
이 음반의 Side A를 순서대로 들으면 강정화의 ‘안개 낀 고속도로’와 ‘슬픈 꽃잎 질 때’가 먼저 흐른다. 이어 이현의 ‘고향의 푸른잔디’와 ‘흐르는 눈물’이 나오고 김치켓의 ‘허전한 가슴’으로 앞면이 끝난다.
강정화가 음반의 얼굴을 맡았다면 이현은 그 다음 두 곡을 연속으로 맡아 앞면의 가운데를 채웠다.
이현의 ‘흐르는 눈물’은 떠난 사람을 잊지 못해 흘리는 눈물을 담은 짧은 이별가다. 사랑했던 사람은 이미 멀리 떠났지만 화자는 여전히 그 사람이 어디에서 울고 있는지를 묻는다. 1971년 박춘석 작·편곡집의 한쪽 면에서, 고향을 그리던 ‘고향의 푸른잔디’가 끝난 뒤 이번에는 잃어버린 사랑을 향한 이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