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나 – 김부자 –
‘나는 어쩌나’가 실린 백영호 작곡집
JLS-120468은 한 가수의 독집이 아니라 여러 가수가 참여한 스테레오 합집이다. 앞면은 ‘나는 어쩌나’ 김부자, ‘연애’ 김부자, ‘하얀 돛단배’ 김부자, ‘오늘은 고백한다’ 배호, ‘찾아온 고향’ 배호, ‘당신은 가고’ 박준구 순으로 구성됐고, 뒷면 첫 곡에는 배호의 ‘당신만 오신다면’이 놓였다. 이어 이영자의 ‘축복’, 이미자의 ‘별만이 아는 여인’과 ‘그대를 보내고’, 이영자의 ‘싸늘한 입김’, 신상우의 ‘너는 갔지만’이 수록돼 있다. ManiaDB 음반 자료
현대 복원 음원에서도 이 12곡의 배열이 그대로 확인된다. 벅스에 올라온 음반은 디지털 유통일을 2012년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이는 원반의 최초 발표시기가 아니라 복원 음원의 서비스 시점이다. 원반과 디지털 재발매 날짜를 구분해야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벅스 백영호 작곡집
한 장의 LP에서 김부자에게 세 곡을 배정하다
음반 앞면의 첫 세 자리를 모두 김부자가 차지한다는 점도 이 음반의 성격을 보여준다. ‘나는 어쩌나’에 이어 ‘연애’, ‘하얀 돛단배’가 연속해서 놓였고, 그 뒤를 배호와 박준구가 잇는다. 단독 독집은 아니지만 앞면 초반을 김부자의 노래들로 묶어 놓은 구성이다.
김부자의 ‘나는 어쩌나’와 ‘하얀 돛단배’는 이후 다른 백영호 작곡집에도 다시 등장한다. 1972년 지구레코드 JLS-120570 《수원처녀》에는 뒷면에 ‘나는 어쩌나’와 ‘하얀 돛단배’가 다시 수록돼 있다. 이 때문에 후대 음반만 보면 1972년 곡처럼 보일 수 있지만, JLS-120468이 그보다 앞선 기록이다. 1972년 백영호 작곡집 수록자료
백영호와 지구레코드의 작곡집 형식
음반 표제가 ‘백영호 작곡집’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작곡가 백영호가 음반 전체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작곡집 LP는 한 작곡가의 작품을 여러 가수가 나누어 부르는 형태가 흔했고, JLS-120468도 김부자·배호·이미자 등 서로 다른 가수가 한 음반 안에 공존한다.
특히 배호의 ‘오늘은 고백한다’와 ‘찾아온 고향’, 김부자의 ‘나는 어쩌나’와 ‘하얀 돛단배’처럼 다른 음반에도 반복 수록되는 곡들이 섞여 있다. 따라서 이 LP를 각 노래의 유일한 음반으로 보기보다는 백영호 작품군을 다시 묶어 소개한 음반이면서 일부 곡에는 초기 수록판 역할을 한 자료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어쩌나’가 남긴 자리
‘나는 어쩌나’의 당시 독립 방송순위나 판매량을 보여주는 확실한 수치는 확인되는 범위가 좁다. 대신 음반사 자료에서는 곡이 앞면 첫 곡에 놓였고, 음반 제목의 한 축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이 곡의 위치는 과장된 히트 기록보다 당시 음반 자체가 말해준다. 김부자의 세 곡을 앞면 처음에 연속 배치하고 그 첫머리를 ‘나는 어쩌나’로 시작했다는 사실, 그리고 뒤이어 배호와 박준구의 노래가 이어지는 구성은 1971년 초 지구레코드의 백영호 작곡집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김부자의 ‘연애’는 JLS-120468 《나는 어쩌나 / 당신만 오신다면》 앞면 두 번째에 실린 곡이다. 같은 면 첫 곡 ‘나는 어쩌나’와 세 번째 곡 ‘하얀 돛단배’ 사이에 놓여 김부자의 세 곡이 연속되는 구성을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