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대둔산 – 나훈아 –
‘추억의 대둔산’이 처음 실린 OL-908
오아시스 음반번호 자료에서는 OL-908 《추억의 대둔산 / 너와 나의 휴일》이 1971년 3월 13일 발매된 것으로 정리돼 있다. 같은 자료에서 바로 앞 번호는 OL-907, 뒤에는 OL-909가 이어지며, 이 음반이 1971년 봄 오아시스의 실제 발매 흐름 속에 놓여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아시스 음반번호 자료 보기
실물 LP를 등록한 중고 음반 자료에서도 앞면은 ‘추억의 대둔산’ 나훈아, ‘폭풍을 몰고온 세사나이’ 나훈아, ‘순정 에레지’ 김태희, ‘능금꽃’ 배성, ‘당신을 따르겠어요’ 조미미 순으로 적혀 있다. 뒷면은 이수미의 ‘너와 나의 휴일’과 ‘임간곳은 어디에’, 최동길의 ‘과거를 묻어다오’, 남미랑의 ‘언제 다시 만나리’, 이남수의 ‘철없는 심사’가 이어진다. 실물 LP 수록곡 자료 보기
따라서 이 음반에서 ‘추억의 대둔산’은 Side A 1번에 배치된 곡이다. 현대 음원 서비스에 적힌 2015년 날짜는 디지털 유통 시점이므로 이 노래의 원 발표 시기로 볼 수 없다.
대둔산과 감나무골을 한 노래 안에 담다
현재 전해지는 가사에는 배티재, 감나무골, 대둔산 마루, 안심사, 금강봉이 차례로 등장한다. 단순히 ‘산’을 막연한 고향의 상징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지명을 이어 붙여 한 지역의 풍경을 그린다는 점이 이 노래의 뚜렷한 특징이다. 벅스 ‘추억의 대둔산’ 곡 정보
노래 속 화자는 고향을 돌아보면서 그곳을 떠난 사람도 함께 떠올린다. 철새는 날아가고, 임도 떠났으며, 남은 것은 추억이다. 두견새와 뻐꾸기가 다시 찾아와도 기다리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고향 노래와 이별 노래가 한 곡 안에서 포개지는 구성이다.
일부 후대 자료에는 작사를 김남규, 작곡을 남국인으로 적은 기록도 남아 있다. 다만 이런 작사·작곡 표기는 원반 라벨의 직접 확인 자료보다 후대 정리 자료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어, 원반 크레디트와 함께 보는 것이 안전하다.
1971년 봄 나훈아의 빠른 음반 활동
OL-908 이후 불과 한 달여 뒤인 1971년 4월 21일에는 오아시스 OL-917 《폭풍을 몰고온 세사나이》가 다시 등장한다. ‘폭풍을 몰고온 세사나이’는 OL-908에도 이미 들어 있던 곡으로, 한 곡을 여러 합집과 후속 음반에 빠르게 재수록하던 당시 오아시스의 편집 방식을 보여준다. OL-917 발매 기록 보기
‘추억의 대둔산’도 비슷한 시기 다른 오아시스 음반에 다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재수록 때문에 후대 데이터만 보면 최초 음반을 혼동하기 쉽지만, 음반번호 흐름으로 보면 OL-908이 이 노래를 1971년 3월에 이미 싣고 있었던 사실이 먼저 확인된다.
같은 음반의 뒷면을 채운 여러 목소리
OL-908은 나훈아의 두 곡으로 시작하지만 음반 전체는 여러 가수가 나누어 부른 합집이다. 특히 뒷면 첫 두 곡을 이수미가 맡고, 이어 최동길·남미랑·이남수가 한 곡씩 배치돼 있다. 음반 제목 역시 앞면 첫 곡 ‘추억의 대둔산’과 뒷면 첫 곡 ‘너와 나의 휴일’을 나란히 사용했다.
이 한 장에는 당시 오아시스의 서로 다른 가수들이 한 음반 안에서 만나는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추억의 대둔산’은 그래서 나훈아의 곡인 동시에, 1971년 봄 오아시스 가수군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음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듣는 ‘추억의 대둔산’
‘추억의 대둔산’에는 거창한 사건보다 장소의 이름이 오래 남는다. 배티재와 안심사, 대둔산과 금강봉을 따라가다 보면 고향을 떠올리는 마음과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한 줄기로 이어진다. 1971년 3월의 작은 합집 LP 앞면 첫 곡이지만, 당시 음반 제작 방식과 지역을 노래하던 가요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기록이다.
나훈아의 ‘폭풍을 몰고온 세 사나이’는 1971년 봄 오아시스 음반에서 연이어 모습을 보인 곡이다. 4월에 곡명을 전면에 내건 음반이 따로 나왔지만, 그보다 앞선 3월의 OL-908 《추억의 대둔산 / 너와 나의 휴일》에 이미 수록돼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