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아요 – 장현 –

‘외롭지 않아요’가 실린 장현의 첫 음반

1970년 음반의 앞면 순서는 ‘기다려주오’, ‘무소식이 희소식’, ‘안개속에 여인’, ‘타향에서 만난 사람’, ‘외롭지 않아요’이다. 복각 음반 자료에서도 같은 순서가 유지돼 있어 ‘외롭지 않아요’가 장현의 초기 신곡군에 속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다려주오 / 무소식이 희소식》 수록곡

후대 복각판 해설은 히식스의 ‘초원’을 제외한 원반의 아홉 곡을 신중현의 창작곡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외롭지 않아요’ 역시 신중현이 중심이 되어 만든 장현의 첫 음반 작업 안에 놓인다. 복각판 음반 해설

‘외롭지 않아요’ 가사에 담긴 이야기

가사 속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는데도 거듭 자신은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이별이 아무렇지 않아서가 아니다. 함께 있을 때 변하지 말자고 나누었던 말을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홀로 있는 시간을 견디려 한다. 장현 초기곡 자료

제목의 긍정적인 문장과 실제 상황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상대는 이미 곁에 없고 화자는 지난 약속을 반복해서 떠올린다. ‘외롭지 않다’는 말이 오히려 떠난 사람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1974년 히트앨범에 다시 실리다

‘외롭지 않아요’는 1974년 KLS-75 《장현 힛트 앨범》에서 뒷면 마지막 곡으로 다시 수록됐다. 이 때문에 후대의 음원 목록에서는 ‘석양’, ‘미련’ 같은 1972년 이후 노래들과 한 앨범의 곡처럼 보인다. 1974년 장현 힛트앨범

그러나 최초 음반을 기준으로 보면 이 곡의 자리는 훨씬 앞이다. ‘외롭지 않아요’는 장현이 신중현에게 발탁된 뒤 처음 취입한 노래들이 한 면을 이루었던 1970년 데뷔 음반의 마지막 곡이었다.

장현의 데뷔 시절을 마감하는 한 곡

‘기다려주오’가 기다림을 직접 호소하고, ‘무소식이 희소식’이 연락 없는 사람을 원망하며, ‘타향에서 만난 사람’이 짧은 만남의 기억을 좇는다면 ‘외롭지 않아요’는 떠난 뒤에도 과거의 약속으로 마음을 달래는 노래다. 다섯 곡의 제목과 가사에는 사랑과 이별, 기다림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장현은 이후 ‘미련’, ‘나는 너를’, ‘석양’으로 활동의 폭을 넓혔다. ‘외롭지 않아요’는 그보다 앞선 단계, 장현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신중현의 느린 선율과 처음 만났던 1970년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장현의 ‘타향에서 만난 사람’은 1970년 데뷔 음반 《기다려주오 / 무소식이 희소식》 앞면 네 번째에 실린 초기곡이다. 훗날 1974년 히트곡 모음집에도 다시 들어갔지만, 최초 수록 시점은 장현이 신중현과 만나 첫 음반을 만들던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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