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어요 – 김상희 –
‘몰랐어요’의 최초 음반을 따라가면
성음 제작 음반목록에는 SEL-1-649 《몰랐어요 / 행복을 비는 마음》이 1969년 11월 15일 음반으로 기록돼 있다. 앞면의 중심이 김상희 ‘몰랐어요’, 반대편에는 나훈아 ‘행복을 비는 마음’이 놓인 합집 형태의 음반이었다. 1970년 이후의 여러 오아시스 선집에도 다시 실렸기 때문에 후대 음반만 보면 발표시기를 늦게 잡기 쉽다. 성음 제작 음반번호 자료
실물 중고음반 자료에서도 성음 SEL-1-649를 1969년 발매반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김상희 ‘몰랐어요’와 나훈아 ‘행복을 비는 마음’을 한 장에 실은 음반이라는 점이 확인된다. 실물 음반 등록 자료
1970년 ‘미운사람 / 한방울 눈물’ 음반에서 다시 만난 노래
‘몰랐어요’는 1970년 한동일과 허나성을 앞세운 《미운사람 / 한방울 눈물》에도 다시 수록됐다. 벅스의 오아시스 디지털 복원 음원에서는 이 음반을 1970년 8월 22일 발매로 정리하고 있으며 ‘몰랐어요’는 전체 12곡 가운데 3번째에 놓여 있다. 오아시스 디지털 복원 음반 정보
다만 원반 제작번호를 추적하면 날짜가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성음 제작자료에는 SEL-1-773을 1970년 8월 31일, 오아시스 계열 음반번호 자료에는 OL-773을 1970년 9월 1일로 적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음반 컬렉션 역시 ‘한동일의 미운사람 한방울 눈물’을 1970년 오아시스 레코드로 분류한다. 따라서 이 음반은 1970년 8월 말에서 9월 초에 시장에 나온 판본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국립중앙도서관 음반 컬렉션
김상희는 이미 전성기의 한복판에 있었다
‘몰랐어요’가 처음 음반에 실린 1969년은 김상희가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 시기가 아니었다. 1960년대 중반 ‘대머리 총각’, ‘경상도 청년’,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등을 거치며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고, 1969년에는 ‘울산 큰애기’와 같은 노래도 발표한 상태였다. 따라서 ‘몰랐어요’는 한 가수의 데뷔 초기 실험작이라기보다 여러 작곡가와 음반을 오가며 활발하게 취입하던 시기의 한 곡으로 보는 편이 맞다. 김상희 음반 해설
‘몰랐어요’에 담긴 사랑의 자각
가사의 사건은 비교적 또렷하다. 누군가를 마주하면 마음이 설레고 헤어질 때면 아쉬우며, 기다림이 깊어지고 난 뒤에야 화자는 자신이 느끼던 감정의 이름이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제목의 ‘몰랐어요’는 상대를 몰랐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는 고백에 가깝다. 현재 서비스되는 복원 음원의 가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몰랐어요’ 음원 정보
여러 선집을 거치며 남은 ‘몰랐어요’
이 곡은 1970년 3월의 오아시스 12인 선집에도 수록됐고, 같은 해 다른 합집에도 다시 등장한다. 이는 1970년 《미운사람 / 한방울 눈물》에 처음 실린 신곡이 아니라 이미 발표돼 있던 김상희의 녹음을 오아시스가 여러 선집에 반복 배치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래된 가요를 조사할 때 ‘현재 확인되는 앨범’과 ‘최초 발표 음반’을 나누어 보아야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몰랐어요’는 거대한 사건이나 과장된 비화보다 음반의 이동 경로 자체가 의미 있는 곡이다. 1969년 김상희의 이름을 앞세운 음반에서 출발해 1970년 여러 가수의 노래가 모인 LP로 옮겨 다니며, 당시 오아시스의 음반 제작 방식과 가수들의 녹음이 어떻게 다시 묶여 유통됐는지를 보여준다.
김상희의 ‘이별은 서러워’는 1970년 《미운사람 / 한방울 눈물》에 수록돼 있지만 이 음반에서 처음 등장한 노래는 아니다. 1969년 김상희의 ‘빨간 선인장’을 앞세운 성음·오아시스 계열 음반에서 이미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