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못 떠나겠네 – 은방울자매 –
‘나는 못 떠나겠네’가 실린 1970년 은방울자매 민요집
지구레코드 음반번호 자료에는 JLS-120405 은방울자매 한국민요 신민요집 《능수버들》이 1970년 5월 28일 발매작으로 기록돼 있다. 바로 앞 번호 JLS-120402가 이미자의 민요앨범, 뒤쪽에는 이재현·김인배·백영호 등의 작곡집이 이어져 1970년 지구레코드의 연속된 제작 흐름도 확인할 수 있다. 지구 JLS-120405 음반목록 보기
서울역사박물관 공개 소장품 목록에도 ‘음반-은방울자매/능수버들/노래가락’이 1970년 자료로 등록돼 있다. 음반의 실물 계통을 공공기관 소장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품 목록 보기
후대 KBS미디어·지구레코드 복원판은 12곡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나는 못 떠나겠네’를 전체 10번으로 배열한다. 벅스의 2012년 4월 30일 날짜는 디지털 복원판의 유통일이므로 1970년 원반 발매일과 구분해야 한다. 은방울자매 민요집 복원 수록표 보기
은방울자매보다 앞선 박지연의 ‘나는 못 떠나겠네’
이 곡을 은방울자매의 최초 발표곡으로 보기는 어렵다. 1968년 지구레코드에서 나온 박춘석 작곡집 《찔레꽃 남풍 / 약산의 진달래야》의 뒷면에는 박지연이 부른 ‘나는 못 떠나겠네’가 수록돼 있었다. 당시 음반은 은방울자매의 ‘찔레꽃 남풍’과 ‘자매의 노래’, 남진의 ‘사랑의 아픔’, 박지연의 ‘약산의 진달래야’ 등 여러 가수의 작품을 함께 묶은 형태였다. 1968년 박춘석 작곡집 수록기록 보기
따라서 1970년 JLS-120405의 ‘나는 못 떠나겠네’는 적어도 음반기록상 박지연의 선행 녹음 이후 은방울자매가 다시 부른 버전이다. 같은 제목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두 음반 모두 지구레코드와 박춘석 작품 계열에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계보가 비교적 뚜렷하다.
민요와 신민요 사이에 들어간 한 편의 기존 가요
JLS-120405는 제목 그대로 한국민요와 신민요를 중심에 둔 앨범이다. ‘양산도’, ‘도라지’, ‘노랫가락’, ‘태평가’, ‘아리랑’, ‘노들강변’처럼 오래 불린 민요가 들어 있고, ‘능수버들’, ‘양산도 봄바람’ 같은 신민요 계열 곡도 함께 배치됐다.
그 사이에 1968년 이미 다른 가수의 녹음이 있었던 ‘나는 못 떠나겠네’가 들어간 것은 이 음반이 엄격한 의미의 전통민요 모음집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은방울자매가 당시 자신의 음색에 맞춰 민요와 신민요, 기존 가요를 한데 엮어 부른 선곡집에 가깝다.
은방울자매가 민요집을 내던 시기
은방울자매는 이미 1968년 지구레코드 전속앨범에서 ‘마포종점’을 앞세웠고, 1969년에는 스테레오 제2집 《목포의 눈물》을 냈다. 1970년에는 민요·신민요집 JLS-120405와 함께 같은 해 11월 JLS-120321 히트곡선 No.1 《마포종점》도 이어졌다. 1970년 지구레코드 은방울자매 음반기록 보기
그 흐름에서 ‘나는 못 떠나겠네’는 은방울자매의 새로운 창작곡 한 곡이라기보다, 기존 레퍼토리를 자신들의 민요풍 선곡 안으로 받아들여 다시 부른 기록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은방울자매라는 듀오가 트로트 히트곡뿐 아니라 민요와 신민요를 폭넓게 취입했던 시기의 한 장면이다.
은방울자매의 ‘능수버들’은 1970년 5월 28일 지구레코드 JLS-120405 《은방울자매 한국민요·신민요집 – 능수버들》의 첫 곡이자 음반 제목에 사용된 노래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목록에도 이 LP가 ‘은방울자매/능수버들/노래가락’이라는 이름으로 1970년 음반으로 등록돼 있어, 이 곡이 해당 민요집의 중심에 놓였음을 실물 계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