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어 – 배호 –

배호 ‘울고 싶어’, JLS-120479의 문을 열다

벅스의 ‘배상태 작곡집 – 울고 싶어’에서 이 작품은 열 곡 가운데 첫 번째이자 타이틀곡으로 표시돼 있다.

그 뒤로 배호의 ‘비 내리는 경부선’, ‘조용한 이별’, ‘이 순간이 지나면’, ‘무엇하러 왔을까’가 이어진다. LP를 뒤집으면 이미자의 ‘새벽 정거장’부터 시작한다.

즉 음반 제목의 ‘울고 싶어 / 새벽 정거장’은 각각 Side A와 Side B의 첫 곡을 대표하도록 선택한 것이었다.

이유도 모른 채 울고 싶은 사람

‘울고 싶어’의 화자는 자신이 왜 이렇게 울고 싶은지조차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다만 사랑으로 입은 상처가 너무 깊고 아프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누군가가 사랑을 빼앗아간 듯한 상실감도 나타난다. 마음속 고통을 억누르기보다 몸부림치며 울고 싶고, 소리 내어 울고 싶다고 한다.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는 빗소리와 눈물이 겹쳐진다. 배호의 노래에서 자주 만나는 비와 이별의 정서가 이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그러나 아무리 울어도 이미 떠난 사랑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노래의 중심에는 사건의 설명보다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자체가 놓여 있다.

배상태와 배호, ‘돌아가는 삼각지’ 이후

작곡가 배상태와 배호의 인연은 ‘울고 싶어’ 한 곡보다 훨씬 깊다.

배상태의 작품세계를 다룬 가요문화 자료는 두 사람이 ‘돌아가는 삼각지’와 ‘안개 낀 장충단공원’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뒤 ‘능금빛 순정’, ‘그 이름’, ‘황토 십리길’, ‘울고 싶어’ 등 여러 작품을 함께했다고 전한다.

배호 특유의 저음과 굵은 호소력, 배상태가 만든 도시적인 이별가가 만나면서 두 사람은 1960년대 후반 한국 대중가요를 대표하는 가수와 작곡가의 조합 가운데 하나가 됐다.

1971년 JLS-120479는 아예 배상태의 이름을 작곡집 전면에 내걸었다. Side A를 배호가 모두 맡았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한 장의 음반으로 보여준다.

‘울고 싶어’와 배호의 마지막 해

1971년 5월 20일 이 음반이 나왔을 때 배호는 살아 있었다. 그러나 그해 11월 7일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이후 쏟아진 배호의 추모음반이나 골든앨범과 1971년 5월의 원반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불멸의 가수 배호 전곡’ 같은 후대 선집에도 ‘울고 싶어’를 비롯해 이 시기의 작품이 여러 곡 들어 있지만, 그것은 원곡 발표보다 훨씬 뒤의 재편집 음반이다.

배호의 ‘울고 싶어’는 1971년 5월 배상태 작곡집의 첫 곡으로 돌아가야 본래 자리가 보인다. 사랑의 상처를 안고 이유도 모른 채 울고 싶다는 사람의 노래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부른 배호에게 1971년은 마지막 해가 됐다.

배호의 ‘이 순간이 지나면’은 1971년 5월 20일 지구레코드 JLS-120479 ‘배상태 작곡집 – 울고 싶어 / 새벽 정거장’의 Side A 네 번째 곡이다. 정문이 노랫말을 쓰고 배상태가 곡을 만든 작품으로,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손을 잡고 있는 짧은 순간이 지나면 완전히 남이 되어야 하는 이별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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