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다 모두가 – 김훈 –

김훈 ‘떠났다 모두가’, Side B를 연 대표곡

이 음반의 구성은 두 가수의 이름을 중심으로 비교적 분명하게 나뉜다. Side A의 첫 두 곡은 정은숙의 ‘잊지 마세요’, ‘이제야 알았어요’이고, Side B의 첫 두 곡은 김훈의 ‘떠났다 모두가’, ‘사랑을 하면서도’다.

1971년 오아시스 원반 수록자료에 남은 곡 순서는 다음과 같다.

  • Side A 1. 정은숙 – 잊지 마세요
  • Side A 2. 정은숙 – 이제야 알았어요
  • Side A 3. 손진아 – 밤하늘의 기러기
  • Side A 4. 나훈아 – 오빠
  • Side A 5. 방주연 – 돌아온 편지
  • Side B 1. 김훈 – 떠났다 모두가
  • Side B 2. 김훈 – 사랑을 하면서도
  • Side B 3. 김유리 – 사공 아줌마
  • Side B 4. 배성 – 능금꽃
  • Side B 5. 김상희 – 사랑의 속삭임

음반의 양면 첫 곡이 그대로 ‘잊지 마세요 / 떠났다 모두가’라는 대표 제목이 됐다. 따라서 ‘떠났다 모두가’는 김훈이 우연히 한 곡 참여한 수록곡이 아니라 이 음반에서 김훈을 대표하도록 앞에 내세운 작품이었다.

모두 떠나버린 뒤 남은 사람

‘떠났다 모두가’의 노랫말은 제목이 암시하는 이별을 구체적으로 풀어간다. 사랑했던 사람은 떠났고 화자는 그 사람이 남긴 정과 추억을 붙잡고 있다.

노래 속 두 사람은 처음부터 헤어지기로 했던 관계가 아니다. 이별하지 말자고 했던 사람마저 결국 떠났고, 화자는 그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묻는다. 사랑과 행복은 눈물로 바뀌고 함께했던 시간만 남는다.

두 번째 흐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떠나는 사람은 잊어달라는 말조차 제대로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지고, 남은 사람은 사랑과 추억이 모두 슬픔으로 변해버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차트코리아의 김훈 노래자료에는 ‘떠났다 모두가’의 가사가 남아 있어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랫말에서 눈에 띄는 남녀의 시점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떠난 상대를 바라보는 표현이다. 노래는 사랑했던 여인의 마음이 왜 이렇게 차갑고 야속한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제목의 ‘모두’는 주변 사람들이 한꺼번에 떠났다는 의미로 읽기보다 사랑과 행복, 추억,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이 하나씩 화자의 곁에서 사라졌다는 노랫말의 흐름 안에서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이 노래는 이별의 원인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왜 여인이 떠났는지, 어디로 갔는지 화자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떠난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의 질문에 집중한다.

1971년의 김훈, 그리고 훗날의 활동

현재 벅스 김훈 가수자료에는 1971년 ‘잊지 마세요 / 떠났다 모두가’와 1978년 ‘김훈 베스트 10 – 내 가슴엔 / 그래서 좋아요’가 주요 음반으로 남아 있다.

1978년 음반에는 ‘내 가슴엔’, ‘그리운 내 고향’, ‘세월만 가네’, ‘나를 두고 아리랑’, ‘모래탑’ 등 후대 김훈의 레퍼토리가 수록돼 있다. 이 기록과 비교하면 ‘떠났다 모두가’는 그의 1970년대 후반 활동보다 훨씬 앞선 1971년 음반에서 확인되는 초기 작품이다.

김훈은 이후 그룹 활동을 포함해 가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1971년의 이 합동 LP는 그의 초기 이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흔적이다.

여러 가수가 함께했던 한 장의 오아시스 LP

‘떠났다 모두가’가 실린 음반에는 당시 오아시스에서 활동하던 여러 가수가 함께했다. 나훈아의 ‘오빠’, 방주연의 ‘돌아온 편지’, 김유리의 ‘사공 아줌마’, 배성의 ‘능금꽃’, 김상희의 ‘사랑의 속삭임’까지 한 장에 들어 있다.

특히 김유리의 ‘사공 아줌마’처럼 앞선 다른 오아시스 LP에서 이미 발표된 노래도 다시 등장한다. 벅스 복원자료에서도 김유리의 ‘사공 아줌마’가 이 음반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당시 합동 LP가 반드시 열 곡 모두를 그 음반을 위해 새로 녹음한 구조는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취입된 노래와 새로운 작품을 다른 구성으로 묶어 다시 발매하는 방식도 널리 사용됐다.

‘떠났다 모두가’에서 시작된 김훈의 한쪽 면

1971년 5월 이 LP를 들었던 사람은 음반을 뒤집어 Side B에 바늘을 올리면 가장 먼저 김훈의 ‘떠났다 모두가’를 만났다. 노래가 끝나면 같은 김훈의 ‘사랑을 하면서도’가 이어졌다.

‘떠났다 모두가’라는 제목은 짧지만 노래 안에서는 그 말이 조금씩 넓어진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고, 행복이 사라지고, 추억마저 눈물이 된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어디로 갔느냐고 묻는 한 사람의 목소리다.

후대 김훈의 이름은 ‘나를 두고 아리랑’ 같은 노래와 함께 더 많이 기억됐지만, 그보다 앞선 1971년의 오아시스 LP를 펼치면 다른 출발점이 나타난다. Side B의 첫 홈, 그 자리에 김훈의 ‘떠났다 모두가’가 있었다.

김훈의 ‘사랑을 하면서도’는 1971년 5월 13일 음반 ‘정은숙·김훈 – 잊지 마세요 / 떠났다 모두가’의 Side B 두 번째 곡이다. 남국인이 작사하고 원희명이 작곡한 작품으로 기록돼 있으며, 김훈의 대표 수록곡 ‘떠났다 모두가’ 바로 다음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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