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 길 – 남일수 –
남일수 ‘두 갈래 길’이 실린 고봉산 작곡집
현재 복원된 음반에는 이미자의 ‘리리의 노래’를 시작으로 신호의 ‘홍콩 블루스’, 이미자의 ‘에밀레종’, 신호의 ‘너대로 나대로’, 은방울자매의 ‘혼자 가는 길’, 남일수의 ‘잊을 수 없기에’, 이미자의 ‘유달산아 말해다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남일수의 ‘두 갈래 길’, 이미자의 ‘오동추야’가 수록돼 있다.
한 가수의 독집이 아니라 작곡가 고봉산을 중심으로 여러 가수의 노래를 묶은 작곡집이었다. 당시 음반에서는 이처럼 작곡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여러 가수가 그 작곡가의 신곡과 기존 작품을 함께 부르는 방식이 흔했다.
1930년대의 남일수가 1971년 음반에 등장하다
남일수는 1971년에 처음 등장한 가수가 아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활동했던 가수로 ‘애수의 소야곡’ 등과 함께 기억되는 남인수와 비슷한 이름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서로 다른 가수다.
따라서 이 음반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시대의 간격이다. 이미자가 1960년대를 대표하는 정상급 가수로 자리 잡은 뒤였고, 은방울자매도 활발하게 활동하던 1971년의 작곡집에 훨씬 앞선 세대의 남일수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남일수에게 배정된 두 작품 가운데 ‘잊을 수 없기에’는 음반의 대표 제목에도 사용됐다. 벅스의 ‘잊을 수 없기에’ 복원음원에서도 남일수의 이름과 이 고봉산 작곡집의 관계가 확인된다.
‘두 갈래 길’이라는 제목
‘두 갈래 길’은 제목 자체가 선택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현재 공개된 주요 음원자료만으로 구체적인 가사 전체와 등장인물의 관계를 단정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피할 필요가 있다.
더 분명한 기록은 이 작품이 남일수의 목소리로 1971년 고봉산 작곡집에 수록됐다는 사실이다. 오래 활동한 가수의 옛 히트곡을 단순히 다시 모은 음반이 아니라 1971년 지구레코드의 작곡가 중심 LP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고봉산이라는 연결고리
이 음반의 여러 가수는 고봉산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된다. 이미자의 ‘리리의 노래’, ‘유달산아 말해다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오동추야’, 남일수의 노래, 신호와 은방울자매의 작품이 한 장에 함께 놓였다.
고봉산은 작곡가이면서 가수로도 활동했고, 특히 1960~70년대 트로트 음반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1971년에도 지구레코드는 JLS-120478에 이어 고봉산의 이름을 내건 작곡집을 계속 발매했다.
남일수의 ‘두 갈래 길’은 그래서 한 곡의 기록과 함께 한 시대의 음반 제작방식을 보여준다. 오래전부터 노래해 온 남일수와 이미자·은방울자매 등이 한 장의 고봉산 작곡집에서 만났던 1971년, 그 음반의 뒤쪽에 ‘두 갈래 길’이 남아 있다.
신호의 ‘너대로 나대로’는 1971년 고봉산 작곡집 계열에서 확인되는 노래다. 현재 지구레코드 복원판 ‘고봉산 작곡집 – 리리의 노래’에는 이미자의 ‘리리의 노래’, ‘에밀레종’과 함께 신호의 ‘홍콩 블루스’, ‘너대로 나대로’가 나란히 수록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