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랑 – 나훈아 –

‘풋사랑’, ‘두 어머니의 비밀’, ‘불타는 이십대’

OL-927의 Side A에서 나훈아는 세 곡을 연속으로 맡았다. 첫 곡 ‘풋사랑’은 음반의 대표 제목이었고, 두 번째 ‘두 어머니의 비밀’은 가족의 관계를 중심에 둔 작품이다. 세 번째가 ‘불타는 이십대’다.

세 작품의 소재는 서로 상당히 다르다. 젊은 사랑, 두 어머니를 둘러싼 가족 이야기, 그리고 청춘의 패기까지 한 가수가 한쪽 면에서 연속해서 부른다.

이런 구성을 보면 당시 나훈아의 레퍼토리가 오늘날 흔히 떠올리는 정통 이별 트로트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후대에 다른 가수의 목소리로도 남다

‘불타는 이십대’라는 작품은 이후 다른 가수의 음반에서도 확인된다. 1970년대 초 김영준의 음반에도 같은 제목의 노래가 수록된 자료가 남아 있다.

다만 동일 제목이 다른 가수의 음반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훈아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 가창자가 다른 음반은 별개의 취입 여부를 확인해서 구별해야 한다.

확실한 출발점은 1971년 OL-927이다. 그 음반에서 ‘불타는 이십대’는 나훈아가 Side A에서 부른 세 번째 노래였다.

대표 히트곡 뒤에 남은 젊은 나훈아

‘불타는 이십대’가 당시 몇 위까지 올랐는지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순위자료를 근거 없이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 이 노래의 재미는 오히려 1971년 원반에 남아 있는 가수와 제목의 만남에 있다.

스물세 살의 나훈아가 ‘불타는 이십대’를 불렀다. 노래 속에서는 젊은이가 실수할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 앞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훈아의 ‘불타는 이십대’는 훗날 그의 수많은 대표곡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 됐다. 그러나 1971년 4월 OL-927을 처음부터 들으면 ‘풋사랑’, ‘두 어머니의 비밀’에 이어 이 노래가 나온다. 젊은 나훈아가 자신의 시대의 젊음을 노래하던 장면이 오래된 LP의 세 번째 홈에 남아 있다.

나훈아의 ‘풋사랑’은 1971년 4월 27일 오아시스레코드 OL-927의 Side A 첫 번째 곡이자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와 함께 음반 제목에 올라간 대표곡이다. 당시 스물세 살이던 나훈아가 부른 젊은 사랑의 노래이며, 후대 디지털 복원판에는 이 음반이 ‘영화 데뷔 작품 주제가’라는 제목으로도 소개돼 있어 나훈아의 초기 영화활동과 함께 살펴볼 만한 기록을 남겼다.

1971년 오아시스레코드 음반목록에는 OL-927이 ‘나훈아·김상희 [풋사랑 / 멀어진 그림자]’로 기록돼 있으며 발매일은 4월 27일로 정리돼 있다. 벅스의 오아시스 디지털 복원판에서도 ‘풋사랑’은 첫 번째 곡으로 확인된다.

나훈아 ‘풋사랑’, OL-927의 문을 연 노래

OL-927의 Side A에는 나훈아의 노래가 세 곡 연속으로 들어 있다. 첫 번째 ‘풋사랑’, 두 번째 ‘두 어머니의 비밀’, 세 번째 ‘불타는 이십대’다. 이후 이수미의 ‘참사랑’과 ‘당신곁을 떠납니다’가 이어진다.

Side B에서는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 ‘나의 그님은’이 먼저 나오고 배성, 조미미, 이상열의 노래가 뒤따른다.

따라서 ‘풋사랑’은 여러 가수가 참여한 합동음반의 단순한 수록곡이 아니었다. Side A 첫 곡이었고 음반 표제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가 뒷면을 대표했다면 앞면의 대표곡은 나훈아의 ‘풋사랑’이었다.

디지털 복원판에 남은 ‘영화 데뷔 작품 주제가’

현재 벅스에서 OL-927을 찾으면 음반명이 ‘영화 데뷔 작품 주제가 (풋사랑 / 멀어진 그림자)’로 표시된다. 이는 오아시스의 옛 음원을 디지털로 복원하면서 붙은 음반정보에서 확인되는 표현이다.

다만 이 문구만으로 1971년 원반의 공식 제목 전체가 처음부터 똑같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원반번호 자료에서는 ‘풋사랑 / 멀어진 그림자’를 중심으로 음반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와 노래의 정확한 관계는 영화자료와 원반자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디지털 음반의 ‘영화 데뷔 작품 주제가’라는 표기는 중요한 단서이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영화의 제작·개봉 경위나 노래 사용 장면까지 확대해서 설명할 수는 없다.

1971년 나훈아와 영화라는 새로운 무대

1970년대 초 인기 가수들이 영화에 출연하는 일은 낯설지 않았다. 노래로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가수가 영화의 주연이나 주요 배역을 맡고, 자신의 노래가 영화와 함께 소개되는 경우도 있었다.

나훈아 역시 가수 활동과 함께 영화에 모습을 드러냈다. ‘풋사랑’은 그 초기 영화활동과 연결돼 전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중요한 것은 OL-927의 음반시점이다. 오아시스 자료에서 이 음반은 1971년 4월 27일로 기록돼 있다. 따라서 ‘풋사랑’은 나훈아가 이미 여러 히트곡을 내며 정상권으로 올라가던 시기에 나온 작품이다.

스물세 살 나훈아가 부른 ‘풋사랑’

나훈아는 1947년생이다. 1971년 4월 당시 만 스물세 살이었다. 바로 뒤에 실린 노래 제목이 ‘불타는 이십대’였다는 사실까지 놓고 보면 이 음반에는 젊은 나훈아의 나이와 맞닿은 제목들이 눈에 띈다.

‘풋사랑’이라는 말은 아직 깊게 무르익기 전의 젊은 사랑을 가리킨다. 그러나 제목만으로 나훈아 자신의 실제 연애사를 연결할 근거는 없다. 노래 속 사랑과 가수 개인의 삶은 구별해야 한다.

이 시기의 나훈아는 ‘사랑은 눈물의 씨앗’, ‘임 그리워’, ‘강촌에 살고 싶네’ 등으로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OL-927은 그런 나훈아가 다양한 신곡을 빠른 속도로 취입하던 시기에 나온 음반이다.

‘풋사랑’ 뒤에 이어진 두 곡

LP에서 ‘풋사랑’이 끝나면 곧바로 ‘두 어머니의 비밀’이 이어지고, 그 다음이 ‘불타는 이십대’다.

세 곡은 소재가 서로 다르다. ‘풋사랑’은 젊은 사랑을 제목에 내세우고, ‘두 어머니의 비밀’은 낳은 정과 기른 정을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불타는 이십대’는 젊은 세대와 성장, 다시 일어서는 청춘을 노래한다.

이처럼 한쪽 면의 첫 세 곡만 살펴보아도 1971년 나훈아가 상당히 다양한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971년 4월의 한 장면

후대의 나훈아에게는 수많은 대표곡이 생겼다. 긴 활동기간 동안 새로운 히트곡이 계속 쌓이면서 ‘풋사랑’처럼 초기 음반의 앞자리를 차지했던 작품이 상대적으로 덜 언급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원반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위치가 달라진다. 1971년 4월 27일 OL-927의 Side A에 바늘을 올렸을 때 가장 먼저 흘러나온 노래가 ‘풋사랑’이었다. 음반 제목에도 그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훈아의 ‘풋사랑’은 그렇게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와 한 장의 LP를 대표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두 어머니의 비밀’과 ‘불타는 이십대’가 이어졌다. 오늘날의 거대한 대표곡 목록을 잠시 내려놓고 1971년의 실제 레코드로 돌아가면, 스물세 살 나훈아가 부른 ‘풋사랑’이 다시 음반의 맨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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