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그림자 – 김상희 –
김상희 ‘멀어진 그림자’, OL-927의 한쪽 면을 열다
OL-927은 Side A를 나훈아의 ‘풋사랑’으로 시작하고 Side B를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로 시작한다. 음반 제목 역시 이 두 노래를 그대로 가져왔다.
Side B에서는 ‘멀어진 그림자’ 다음에 김상희의 ‘나의 그님은’이 이어지고, 배성의 ‘사나이 마음’, 조미미의 ‘후회는 없을 것을’, 이상열의 ‘이별이 없었다면’이 차례로 나온다.
1971년 오아시스 음반목록과 OL-927 디지털 복원자료를 함께 보면 이 곡이 음반의 대표 제목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해 김상희 음반에 다시 실린 노래
‘멀어진 그림자’는 OL-927에만 등장하지 않는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에 공개된 1971년 김상희 음반에도 이 작품이 들어 있다.
공유마당 자료의 수록곡은 ‘사랑의 속삭임’에 이어 ‘멀어진 그림자’가 놓이고, ‘몰랐어요’, ‘잃어버린 초연’, ‘당신이 그리워질 때’ 등이 뒤따른다. 뒷면에는 ‘참사랑’,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당신을 알고부터’, ‘파란 손수건’, ‘빨간 선인장’이 수록돼 있다.
합동 LP에서 한쪽 면의 대표곡으로 내세워진 작품이 김상희 중심의 음반에서도 앞부분에 다시 배치된 것이다.
이 반복 수록만으로 당시 차트 순위나 판매량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음반 제작 과정에서 ‘멀어진 그림자’가 한 번 사용하고 끝낸 노래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1971년 김상희의 레퍼토리 속에서
1971년의 김상희 음반에는 사랑과 이별을 다룬 제목들이 여럿 보인다. ‘사랑의 속삭임’, ‘멀어진 그림자’, ‘잃어버린 초연’, ‘당신이 그리워질 때’, ‘참사랑’, ‘당신을 알고부터’ 등이 한 장에 함께 놓였다.
‘멀어진 그림자’ 역시 제목부터 멀어져 가는 사람과 남겨진 흔적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다만 제목만으로 구체적인 등장인물이나 실제 사연을 만들어 붙일 필요는 없다.
이 노래에서 더 단단하게 확인되는 기록은 음반 속 위치다. 1971년 4월 OL-927에서 김상희가 맡은 Side B의 첫 곡이었고, 같은 해 김상희 음반에도 다시 수록됐다.
LP의 첫 곡이 말해주는 무게
LP 시대에는 어느 면의 첫 곡에 무엇을 놓았는지도 음반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청자가 레코드를 뒤집어 바늘을 올렸을 때 가장 먼저 듣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OL-927의 제작자는 그 자리에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를 놓았다. 그리고 음반 표제에도 이 제목을 사용했다.
김상희의 ‘멀어진 그림자’는 그렇게 1971년의 두 음반에서 반복해서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날 김상희의 대표곡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제목은 아닐 수 있지만, 그해의 실제 음반을 펼치면 김상희의 이름 바로 앞에 놓여 있던 작품이다.
나훈아의 ‘불타는 이십대’는 1971년 4월 27일 오아시스레코드 OL-927의 Side A 세 번째 곡이다. ‘풋사랑’, ‘두 어머니의 비밀’에 이어 나훈아가 연속으로 부른 세 번째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 젊은 시절의 패기와 시행착오를 노래했다. 1947년생인 나훈아 자신도 이 음반이 나왔을 때 실제 스물세 살의 청년이었다.
오아시스레코드 1971년 음반목록에는 OL-927이 ‘나훈아·김상희 [풋사랑 / 멀어진 그림자]’로 기록돼 있다. 디지털 복원판에서도 ‘불타는 이십대’가 ‘풋사랑’, ‘두 어머니의 비밀’ 다음에 배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