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사랑해줘요 – 펄시스터즈 –
‘나만을 사랑해줘요’의 첫 음반은 1971년이었다
오아시스 음반 카탈로그에는 OL-900 《펄씨스터즈 새로운 노래 – 맥시아가씨 / 나만을 사랑해줘요》가 1971년 3월 5일 음반으로 정리돼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음반 데이터에서도 ‘나만을 사랑해줘요’, ‘맥시아가씨’, ‘비밀’이 이 음반 앞부분에 연이어 배치된 것이 확인된다. 오아시스 음반 카탈로그 ManiaDB 음반 정보
서울역사박물관 소장품 목록에도 ‘음반-펄시스터즈/나만을 사랑해줘요’가 1971년 자료로 등록돼 있어, 1973년 LP를 이 곡의 최초 음반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 1973년 《나만을 사랑해줘요 / 못잊어 못잊어》는 이 노래와 ‘비밀’, ‘맥시 아가씨’를 다시 수록한 후속 음반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유물 목록
신중현의 펄시스터즈에서 더 넓어진 작곡가의 폭
펄시스터즈의 출발을 이야기할 때 신중현을 빼놓을 수 없다. 신중현은 후대 인터뷰에서 펄시스터즈가 자신에게 편곡을 부탁하러 왔고, 음악 이론과 창법을 지도한 뒤 ‘님아’와 ‘커피 한잔’을 녹음했다고 회고했다. ‘님아’의 성공은 신중현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크게 알린 계기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신중현 인터뷰
그러나 1971년의 ‘나만을 사랑해줘요’는 작곡가 김학송, 작사가 박일명의 작품이다. 초기의 강한 신중현 색채만으로 펄시스터즈의 전 활동기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무렵에는 ‘맥시아가씨’와 ‘비밀’처럼 김학송 작품이 한 음반에 함께 배치되면서 펄시스터즈의 레퍼토리가 다른 작가들에게까지 넓어졌다.
‘나만을 사랑해줘요’에 담긴 이야기
가사는 상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분명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여성 화자를 앞세운다. 마음을 숨긴 채 망설이는 상대에게 더 이상 주저하지 말라고 재촉하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직접 말해 달라는 요구가 반복된다. 기다림과 체념보다 표현을 요구하는 쪽에 가까운 노래다. 벅스 가사 정보
이 직선적인 화법은 ‘님아’처럼 돌아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던 초기 펄시스터즈 노래와도 결이 다르다. 사랑을 속으로 삭이기보다 상대의 대답을 재촉하는 내용이 짧고 반복적인 후렴과 맞물리면서 곡의 성격을 분명하게 만든다.
펄시스터즈는 이미 정상급 활동을 거친 뒤였다
‘나만을 사랑해줘요’가 나오기 전 펄시스터즈는 이미 데뷔 음반의 성공과 대형 무대를 경험한 상태였다. 1969년 7월에는 서울 시민회관에서 사흘 동안 리사이틀을 열었고, 신중현의 동키즈가 반주를 맡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데뷔 직후부터 공연 규모가 빠르게 커졌던 것이다. 국제신문 펄시스터즈 연재
따라서 1971년의 이 곡은 신인 시절 첫 성공을 노리던 작품이라기보다, 이미 ‘님아’와 ‘커피 한잔’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 뒤 새로운 레퍼토리를 쌓던 단계의 기록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1973년 음반과 혼동하기 쉬운 노래
‘나만을 사랑해줘요’는 1972년 펄시스터즈·나훈아 합집에도 다시 등장했고, 1973년에는 《나만을 사랑해줘요 / 못잊어 못잊어》의 앞면 첫 곡으로 다시 실렸다. 이 때문에 후대 음반만 보면 1973년 노래처럼 보이기 쉽다. 1972년 재수록 음반 1973년 실물 음반 수록곡
1973년 LP는 ‘비밀’, ‘맥시 아가씨’, ‘어느날 갑자기’, ‘목이 메어’ 등을 함께 묶었지만, 적어도 ‘나만을 사랑해줘요’, ‘맥시아가씨’, ‘비밀’ 세 곡은 1971년 OL-900에서 이미 한데 만났던 노래들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나만을 사랑해줘요’
‘나만을 사랑해줘요’는 펄시스터즈의 초기 신중현 사운드와 1970년대 중반 활동 사이를 이어 주는 1971년의 기록이다. 박일명과 김학송이 만든 직선적인 사랑 노래가 펄시스터즈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레퍼토리가 되었고, 이후 여러 음반에 거듭 실리면서 긴 수명을 얻었다. 무엇보다 1973년 재수록 음반보다 앞선 1971년 음반을 확인해야 이 노래의 자리가 제대로 보인다.
펄시스터즈의 ‘맥시아가씨’는 1971년 오아시스 OL-900 《펄씨스터즈 새로운 노래 – 맥시아가씨 / 나만을 사랑해줘요》에 실린 곡이다. 같은 음반의 ‘나만을 사랑해줘요’, ‘비밀’과 함께 김학송의 작품군을 이루며, 작사는 지웅으로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