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타령 – 신중현 –

신중현 ‘마부타령’은 어떤 노래인가

음반 자료에는 ‘마부타령’의 작사와 작곡이 모두 신중현으로 기재돼 있다. 1971년 2월 17일 발매로 정리된 유니버어살 KLS-8 《마부 / 마부타령》에서 A1 ‘마부’ 김추자 다음인 A2에 배치됐다. ManiaDB 음반 자료

실물 LP의 수록곡 표기 역시 A1 ‘마부’, A2 ‘마부타령’, A3 ‘꽃잎’, A4 ‘봄비’, A5 ‘마부’ 경음악의 순서를 확인해 준다. 음반 전면에서 드라마 ‘마부’와 직접 연결되는 두 곡을 먼저 제시한 배열이다. 실물 LP 수록곡 자료

‘마부’와 달리 신중현이 직접 부른 곡

복각판 해설에서는 이 음반에서 새로 만들어진 노래를 김추자의 ‘마부’와 신중현의 ‘마부타령’ 두 곡으로 설명한다. 특히 ‘마부타령’은 신중현이 통기타를 치며 직접 노래한 곡으로 소개돼 있다. 《마부 / 마부타령》 음반 해설

같은 소재를 두 곡으로 나누었다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마부’가 김추자의 목소리로 드라마의 전면을 담당했다면, ‘마부타령’은 전통적인 ‘타령’이라는 제목과 반복적인 추임새를 빌려 마부의 삶을 보다 직접적인 1인칭 노래로 풀어낸다.

‘마부타령’ 가사에 담긴 떠돌이의 삶

가사 속 화자는 하루살이 같은 자신의 처지를 말하며 여러 궁리를 해도 세월만 흐른다고 한탄한다. 이어 말을 모는 소리를 연상시키는 반복구가 등장하고, 꿈에서 고향에 돌아갔다가 잠에서 깨고 보니 다시 타향이라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긴 서사보다 가난과 떠돌이 생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짧은 장면으로 압축한 노래다. 수록곡 및 가사 자료

‘타령’이라는 제목 역시 이러한 구성과 맞닿아 있다. 같은 문장을 되풀이하며 삶의 고단함을 풀어내고, 말의 걸음을 재촉하는 듯한 소리가 후렴 역할을 한다. 당시 신중현이 주로 알려져 있던 록 밴드 사운드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국적인 어법을 끌어온 기록으로 볼 수 있다.

한 장의 LP 안에서 만난 김추자와 신중현

《마부 / 마부타령》에서 신중현은 작곡가와 편곡자의 위치에만 머물지 않았다. 김추자가 부른 A1 ‘마부’를 만든 뒤 A2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로 ‘마부타령’을 불렀고, 이어 김추자의 ‘꽃잎’과 ‘봄비’까지 배치했다. 음반 앞면만 보아도 작곡가 신중현, 가수 김추자, 그리고 직접 노래하는 신중현이 동시에 등장한다.

그래서 ‘마부타령’은 김추자의 ‘마부’에 딸린 부수적인 곡으로만 보기 어렵다. 1971년 드라마 ‘마부’를 계기로 만들어진 같은 음반 안에서, 신중현이 자신의 목소리로 남긴 별도의 신곡이었다. 김추자의 강한 가창과 신중현의 소박한 직접 가창이 연이어 놓인 음반의 첫 두 곡은 당시 두 음악인의 관계를 가장 압축해서 보여주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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