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란 – 금호동 –
금호동 ‘정이란’이 실린 윤용남 작편곡집
가-12302의 앞면은 김아란 ‘인형집 아가씨’, ‘추억의 쏘렌자라’, 선우영아 ‘작은새’, ‘워싱톤광장’, 화니씨스터즈 ‘짬좀 내줘요’, 경음악 ‘성자의 행진’ 순으로 구성됐다. 뒷면은 금호동 ‘정이란’으로 시작해 선우영아 ‘외롭지 않은 이유’, 김현진 ‘사랑하는 마음’, 조영남 ‘내마음 깊은곳에’, 경음악 ‘새타령’로 이어진다. 윤용남 작편곡집 Vol.2 수록표 보기
한 가수의 독집이 아니라 여러 가수와 경음악을 한 장에 묶은 작곡가·편곡가 중심의 합집 LP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앞면 첫 곡 ‘인형집 아가씨’와 뒷면 첫 곡 ‘정이란’이 음반의 표제에 함께 쓰였다. 오늘날의 의미로 공식 타이틀곡을 단정하기보다, 두 곡이 음반 앞뒤를 대표하는 제목으로 선택됐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1970년 신세기 가-12302가 놓인 자리
신세기레코드 카탈로그에서 가-12302의 앞뒤 번호를 보면 1970년 봄과 초여름에 작곡가 이름을 앞세운 음반이 연속해서 제작되고 있었다. 가-12295는 김부해 작곡집, 가-12301은 이현섭 작곡집, 가-12304는 김영광 작곡집, 가-12306은 정민섭 작곡집이었다. 그 사이에 놓인 가-12302 역시 ‘윤용남 작편곡집 Vol.2’라는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1970년 신세기레코드 카탈로그 보기
윤용남은 이 음반 이전에도 신세기에서 자신의 작곡집을 냈다. 1969년 10월 15일의 가-12265 《짬좀 내줘요 / 가을이 왔네》가 그 기록 가운데 하나다. 이 음반에는 화니씨스터즈, 선우영아, 블루벨스, 조영남, 봉봉사중창단이 참여했고, 1970년 가-12302에서도 화니씨스터즈·선우영아·조영남이 다시 등장한다. 윤용남의 앞선 작곡집 보기
금호동이라는 가수의 1970년 음반 흔적
금호동은 ‘정이란’ 한 곡만으로 음반사에 등장한 이름은 아니다. 후대 가요 데이터베이스에는 ‘내일은 웃자’, ‘축가’, ‘황야를 달려라’, ‘벤죠에 노래싣고’, ‘기다리는 마음’ 같은 곡들도 금호동의 이름으로 정리돼 있다. 금호동 곡 목록 보기
이 가운데 ‘황야를 달려라’는 박춘석 작곡집에, ‘축가’와 ‘기다리는 마음’은 ‘젊은 내고향 / 바람이 부는대로’ 계열 음반에 연결돼 있어 금호동이 여러 작곡가의 음반에 참여했던 가수였음을 보여준다. ‘정이란’은 그 활동 가운데 윤용남 작편곡집에 남은 한 장면이다.
‘정이란’이 보여주는 합집 LP의 방식
가-12302는 김아란의 가요, 선우영아의 노래, 금호동과 김현진·조영남의 녹음, 그리고 ‘성자의 행진’과 ‘새타령’ 같은 경음악을 한 장에 함께 넣었다. 이는 1970년 전후 국내 LP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작곡가 중심 제작방식의 한 사례다.
‘정이란’의 개별 가사나 당시 방송순위보다 확실하게 남아 있는 것은 1970년 6월 1일, 신세기 가-12302, Side B 첫 곡이라는 음반상의 위치다. 금호동의 목소리가 윤용남 작편곡집의 뒷면을 여는 곡으로 선택됐다는 사실이 이 노래의 가장 단단한 기록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정이란’
‘정이란’은 후대에 널리 재유통된 대표 히트곡이라기보다, 1970년 신세기레코드의 작곡가 중심 LP 제작방식과 금호동의 활동을 함께 보여주는 노래로 남아 있다. 한 장의 음반 제목에 곡명이 인쇄되고 뒷면 첫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이 노래가 어떤 위치에 놓였는지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김아란의 ‘인형집 아가씨’는 1970년 6월 1일 신세기레코드 가-12302 《윤용남 작편곡집 Vol.2 [인형집 아가씨 / 정이란]》의 앞면 첫 곡이다. 음반 제목에도 곡명이 사용됐고, 후대 ‘가요박물관’ 복각 음원에도 김아란의 이름과 함께 다시 수록돼 원곡의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