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넘어 천리길 – 나훈아 –
‘파도넘어 천리길’이 실린 1970년 음반
성음 제작소 계열 음반 자료에는 SEL-1-686이 1970년 2월 25일 발매된 《낙서 / 그정 못잊어》로 정리돼 있다. 앞면에는 한동일의 ‘낙서’, ‘무교동의 밤은 깊어’, ‘타향의 밤’을 비롯해 황인자·박건·태정의 곡이 실렸고, 뒷면에는 안영진·이영숙·나훈아·강소희의 노래가 배치됐다. 실물 음반 판매 자료에서도 같은 12곡의 Side A·B 배열이 확인된다. SEL-1-686 실물 음반 수록곡 보기
‘파도넘어 천리길’은 이 음반의 Side B 6번, 곧 마지막 곡이다. 훗날 오아시스레코드는 이 원반을 디지털 복원했고, 현재 벅스의 《낙서 / 그정 못잊어 [디지털복원]》에도 12번 곡으로 남아 있다. 디지털판의 2013년 날짜는 복원판 유통 시점이지 원곡의 최초 발표 시점과는 구분해야 한다. 벅스 디지털복원 음반 보기
정진성 작품집에도 다시 남은 ‘파도넘어 천리길’
이 곡은 후대에 정진성 작사·작곡 작품집 계열 복원 음반에도 수록됐다. 벅스에는 《정진성 작사, 작곡집 – 사랑을 가르쳐 주세요 / 파돈넘어 천리길》이라는 이름의 복원판이 남아 있으며, ‘파도넘어 천리길’을 나훈아의 곡으로 싣고 있다. 당시 원반과 후대 복원 자료를 함께 보면 이 노래가 정진성의 작품 계열에서 보존돼 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정진성 작사·작곡집 복원판 보기
나훈아가 이 노래를 부르던 시기
SEL-1-686이 나오던 1970년 초 나훈아는 성음·오아시스 계열에서 매우 많은 음반에 이름을 올리던 시기였다. 같은 음반번호 계열만 보아도 1970년 1월에는 SEL-1-666 《두 어머니의 비밀》, 2월에는 SEL-1-683 《꼬집힌 풋사랑》, SEL-1-684 《사랑은 이제 그만 / 행복을 비는 마음》 등이 이어졌다. ‘파도넘어 천리길’ 역시 이런 빠른 음반 활동 속에 여러 가수의 곡과 함께 실린 한 곡이었다.
따라서 후대의 유명세를 거꾸로 적용해 이 음반을 나훈아의 독집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 원반의 앞면 중심에는 한동일의 세 곡이 연속 배치되고, 나훈아는 뒷면에 ‘사랑은 기러기’와 ‘파도넘어 천리길’ 두 곡으로 참여했다.
‘파도넘어 천리길’ 가사에 담긴 이야기
가사는 이미 잊어야 할 사람을 다시 찾아온 화자의 이야기다. 그리운 사람이 혹시 돌아와 있을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다시 찾아오지만, 기다리는 사람의 소식은 없다. 제목의 ‘파도 넘어 천리 길’은 그 사람과 화자 사이에 놓인 물리적 거리이면서 돌아가기 어려워진 이별의 거리를 함께 보여준다.
두 번째 흐름에서도 화자는 미련 때문에 같은 자리를 다시 찾는다. 그러나 떠난 사람의 소식은 여전히 없고 남는 것은 이별의 상처와 눈물이다. 거대한 사건을 꾸미기보다 ‘다시 찾아옴’과 ‘소식 없음’을 반복해 미련을 드러내는 구조다. 현재 벅스에는 이 곡의 가사가 수록돼 있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파도넘어 천리길’ 곡 정보 보기
한 장의 합집 속에서 보는 이 노래
SEL-1-686에는 한동일의 ‘낙서’, ‘무교동의 밤은 깊어’, ‘타향의 밤’, 태정의 ‘행여나 님이실까’, 안영진의 ‘그정 못잊어’, 이영숙의 ‘당신의 눈속에’도 함께 들어 있다. 가수가 다른 여러 곡이 한 장에 묶여 있다는 점은 당시 성음·오아시스 계열 LP의 편집 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도넘어 천리길’은 그런 음반의 맨 마지막에서 나훈아의 목소리로 끝을 맺는다. 지금은 나훈아 개인의 노래로 쉽게 찾아들을 수 있지만, 최초 음반의 자리를 되짚으면 1970년 초 여러 가수와 여러 작가의 신곡이 한 장에서 만났던 당시 음반 제작 풍경까지 함께 보인다.
안영진의 ‘그정 못잊어’는 1970년 2월 25일 성음 제작 음반 SEL-1-686 《낙서 / 그정 못잊어》의 뒷면 첫 곡에 실린 노래다. 훗날 같은 제목의 노래가 나훈아·조미미 등의 음반에도 남아 있어 가수와 음반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곡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