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 부르며 – 김상희 –
‘그대 이름 부르며’가 실린 1970년 성음 LP
이 음반의 번호는 후대 음반 자료에서 SEL-1-679로 확인된다. 수록 순서는 앞면에 이상열 ‘난이야’, 나훈아 ‘두줄기의 눈물’, 이영숙 ‘사랑이 싹틀때’, 비퀸스 ‘떠나야 하나’, 신호 ‘가지 말라고’, 오영아 ‘잊을수 없는 그대’가 놓였고, 뒷면에는 김상희의 노래 세 곡에 이어 배성·비퀸스·남성아의 곡이 이어졌다. SEL-1-679 수록곡 자료
후대 디지털 복원판도 이 12곡의 배열을 그대로 전한다. 다만 디지털 서비스에 표시된 2013년 날짜는 복원 음원의 유통 시점이며 원곡의 최초 발표연도로 볼 수 없다. 원반을 취급한 음반점 자료와 별도의 레이블 정리 자료가 모두 이 LP를 1970년 성음 제작 음반으로 기록하고 있다. 벅스 디지털 복원판 수록정보
김상희는 이 음반에서 세 곡을 불렀다
김상희에게 이 LP는 한 곡만 참여한 합집이 아니었다. 뒷면 1~3번을 연속해서 맡아 ‘부르진과 가죽잠바’, ‘그대 이름 부르며’, ‘딜라일라’를 불렀다. 한 장의 LP 안에서 한 가수의 노래가 세 곡 연속 배치됐다는 사실은 적어도 이 음반의 뒷면 구성에서 김상희의 비중이 작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중 ‘딜라일라’는 외국곡을 한국어로 옮긴 번안곡으로 확인되지만 ‘그대 이름 부르며’는 같은 방식의 번안 정보가 뚜렷하게 남은 곡은 아니다. 이 곡은 ‘딜라일라’처럼 후대에 반복적으로 소개된 유명 번안곡보다는, 당시 김상희가 여러 종류의 레퍼토리를 한 장의 합집 음반에서 소화하던 모습을 보여주는 수록곡에 가깝다.
‘그대 이름 부르며’가 놓인 자리
이 곡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현대식 ‘타이틀곡’ 개념을 억지로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LP의 앞면 첫 곡은 이상열의 ‘난이야’, 뒷면 첫 곡은 김상희의 ‘부르진과 가죽잠바’였고 음반도 이 두 곡명을 앞세워 알려져 있다. ‘그대 이름 부르며’는 김상희의 세 곡 가운데 두 번째에 놓인 수록곡이었다.
같은 LP에 김상희의 외국곡 번안 ‘딜라일라’와 젊은 세대의 복장을 제목에 끌어온 ‘부르진과 가죽잠바’가 함께 담긴 점도 눈에 띈다. ‘그대 이름 부르며’는 이 두 곡 사이에서 보다 정통적인 사랑 노래의 제목을 가진 곡으로 배치됐다. 세 곡을 나란히 놓으면 당시 김상희의 레퍼토리가 번안가요 한 갈래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음반의 다른 노래들
이 한 장에는 훗날 각 가수의 음반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는 노래들이 여러 곡 섞여 있다. 나훈아의 ‘두줄기의 눈물’은 같은 해 나훈아의 스테레오 힛트앨범 제5집 앞면 첫 곡으로 다시 확인되고, 이영숙의 ‘사랑이 싹틀때’는 이미 1969년 SEL-1-630 《낙엽이 가는길 / 사랑이 싹틀때》에 실렸던 기록이 있다. 따라서 SEL-1-679의 모든 수록곡을 이 음반에서 처음 발표된 신곡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나훈아 음반 자료
이 점은 ‘그대 이름 부르며’의 위치를 볼 때도 중요하다. 이 음반은 여러 가수의 노래를 한데 모아 편집한 합집 성격이 강하며, 각각의 곡은 반드시 같은 시점에 처음 녹음되거나 처음 발표된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확인되는 원반 자체의 1970년 수록 사실과 각 곡의 최초 발표 이력은 구분해서 보는 것이 안전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그대 이름 부르며’
‘그대 이름 부르며’는 거대한 히트 기록이나 별도의 사건보다 한 장의 1970년 합집 LP 속에서 위치가 선명해지는 곡이다. 김상희가 뒷면 세 곡을 연속으로 맡았고, 그 가운데 이 노래가 ‘부르진과 가죽잠바’와 ‘딜라일라’ 사이에 놓였다는 사실이 당시 음반 속 김상희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한 곡만 떼어 보면 작은 수록곡이지만, 음반 전체를 펼쳐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러 가수가 한 음반 안에서 교차하고 이미 알려진 노래와 새로운 레퍼토리가 함께 놓이는 1970년 가요 LP의 제작 방식 속에 ‘그대 이름 부르며’가 남아 있다.
김상희의 ‘딜라일라’는 1970년 성음 SEL-1-679 《난이야 / 부르진과 가죽잠바》 뒷면 세 번째 곡에 실린 번안가요다. 같은 뒷면에서 ‘부르진과 가죽잠바’, ‘그대 이름 부르며’에 이어 세 번째 김상희 노래로 배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