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 – 김광남 –
김광남 ‘맹세’가 실린 1970년 아세아 음반
아세아레코드 레이블 자료에는 ALS-191 《신숙자·김광남 / 슬픔만 남긴 사랑·잘 있거라 고향역》이 1970년 1월 15일 제작·발매된 것으로 정리돼 있다. 현존 음반의 수록곡을 제시한 자료에서도 같은 번호와 곡 배열이 확인된다. 아세아레코드 레이블 자료 실물 음반 수록곡 자료
앞면에는 신숙자의 ‘슬픔만 남긴 사랑’을 시작으로 송춘희의 ‘상사천리’, 신숙자의 ‘차라리 바보되마’와 ‘천리무정’, 송춘희의 ‘단장의 종소리’와 ‘나룻터 이별’이 이어진다. 뒷면은 김광남의 ‘잘 있거라 고향역’, ‘성공하여 가겠어요’, ‘찢어진 사진 한 장’, ‘맹세’, ‘잊을 길 없어’에 송춘희의 ‘봄맞이 노래’가 더해진 구성이다.
따라서 이 음반은 김광남의 단독 독집으로 보기보다 여러 가수의 신곡과 기존 취입곡을 한 장에 엮은 아세아의 합동 LP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실제로 송춘희의 ‘단장의 종소리’는 이 음반보다 앞선 1968년 AL-150 《누가 울어 / 단장의 종소리》에도 이미 수록돼 있었다.
‘맹세’를 부르던 김광남은 어떤 가수였나
김광남은 1933년 충북 옥천 출생으로 본명은 김정희였다. 연합뉴스가 2020년 그의 별세를 전하며 정리한 이력에 따르면, 6·25전쟁이 일어난 뒤 군예대원이 되어 전선을 돌며 노래했고 작곡가 문호월에게 ‘김광남’이라는 예명을 받았다. 특히 남인수의 창법을 매우 닮게 구사하는 가수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김광남 별세 기사
따라서 1970년의 김광남을 새롭게 등장한 신인 가수로 볼 수는 없다. 전쟁기부터 노래를 부르고 1950~60년대를 거친 원로급 남성가수가 아세아레코드의 새 합동 음반에서도 여전히 여러 곡을 맡고 있던 시기였다. 후대에는 ‘무너진 사랑탑’, ‘경부선 야간열차’ 등을 부른 가수로 기억되지만, ALS-191은 그가 1970년에도 계속 새 레퍼토리를 취입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맹세’의 작사·작곡과 노래의 자리
‘맹세’는 확인되는 보조 자료에서 한웅 작사, 방태원 작곡으로 소개된다. 다만 현재 웹에서 바로 열람 가능한 실물 ALS-191 라벨의 작사·작곡 인쇄면을 충분한 해상도로 교차확인하기는 어려워, 이 정보는 향후 실물 라벨이나 저작권 자료와 한 번 더 대조할 필요가 있다.
곡의 위치는 비교적 분명하다. ALS-191의 뒷면 네 번째 곡이며, 바로 앞에는 남봉룡이 작사·작곡한 ‘찢어진 사진 한 장’, 뒤에는 ‘잊을 길 없어’가 배치돼 있다. 음반 제목으로 전면에 내세운 곡은 김광남 쪽에서는 ‘잘 있거라 고향역’이므로 ‘맹세’를 이 음반의 공식 타이틀곡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당시 음반 속 김광남의 노래들
ALS-191의 김광남 수록곡들은 제목만 놓고 보아도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진다. ‘잘 있거라 고향역’은 떠나는 고향의 정서를 전면에 두고, ‘성공하여 가겠어요’에는 객지로 나서는 사람의 다짐이 드러난다. ‘찢어진 사진 한 장’은 이미 깨진 사랑을 다루며, ‘맹세’와 ‘잊을 길 없어’는 사랑의 약속과 미련이라는 전통 가요의 소재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찢어진 사진 한 장’은 남봉룡 작사·작곡으로 확인되며, 가사에는 깨진 언약과 찢어진 사진이 이별의 흔적으로 등장한다. ‘찢어진 사진 한 장’ 음반·가사 자료 같은 LP의 김광남 노래들이 고향을 떠나는 이야기와 사랑을 잃는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970년 한 장의 합동 LP가 보여주는 풍경
이 음반의 앞면을 맡은 신숙자의 ‘천리무정’과 뒷면 첫 곡 김광남의 ‘잘 있거라 고향역’은 훗날 부산 대중가요사를 정리한 자료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국제신문은 작곡가 김종유가 남긴 부산 관련 노래를 설명하면서 1970년 김광남의 ‘잘 있거라 고향역’과 신숙자의 ‘천리무정’을 함께 거론했다. 국제신문 ‘부산 가요 이야기’
한편 송춘희의 ‘단장의 종소리’는 이 LP에 처음 등장한 노래가 아니었다. 1968년 아세아 AL-150의 뒷면 첫 곡으로 이미 실렸으며, 당시 음반은 영화 ‘에밀레종’과 연결된 음반으로 유통됐다. 1968년 AL-150 음반 자료 이 때문에 ALS-191은 전곡이 1970년에 새로 만들어진 신곡집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맹세’
김광남의 ‘맹세’ 자체에 관한 당시 방송순위나 판매량, 독립적인 신문기사는 현재 확인되는 범위가 넓지 않다. 그렇다고 이 곡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LS-191이라는 한 장의 음반을 복원하면 전쟁기부터 노래해 온 김광남이 1970년에도 여전히 여러 곡을 취입하고 있었고, 그 곁에 신숙자와 송춘희의 노래가 함께 놓였다는 사실이 남는다.
‘맹세’는 거대한 히트 기록보다 그런 음반사의 한 장면 속에서 더 또렷해진다. 오래 활동한 가수가 새로운 노래를 계속 남기던 시기, 그 여러 곡 가운데 뒷면 네 번째에 조용히 자리한 노래가 바로 ‘맹세’였다.
김광남의 ‘성공하여 가겠어요’는 1970년 아세아레코드 ALS-191 《슬픔만 남긴 사랑 / 잘 있거라 고향역》에 수록된 곡이다. 같은 음반에서 김광남이 맡은 뒷면 두 번째 노래로 배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