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케익 – 트윈 폴리오 –
트윈 폴리오의 ‘웨딩 케익’은 1970년 『튄·폴리오 리사이틀』 Side B 두 번째에 수록된 대표적인 번안가요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하얀 손수건’과 함께 이 곡을 트윈 폴리오의 대표 레퍼토리로 꼽는다.
그런데 ‘웨딩 케익’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한국어 버전과 원곡은 제목과 멜로디는 같지만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코니 프란시스의 1969년 ‘Wedding Cake’
원곡은 미국 가수 코니 프란시스(Connie Francis)가 1969년에 발표한 ‘Wedding Cake’다.
원곡의 내용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비극이 아니다. 이미 결혼한 여성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보며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도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내용에 가깝다. YTN도 두 노래를 비교하며 원곡과 트윈 폴리오 버전의 이야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경향신문 출신 김철웅의 글에서도 ‘웨딩 케익’은 제목만 같을 뿐 한국어 노랫말은 사실상 새로 창작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웨딩 케익’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트윈 폴리오의 노래에서는 결혼을 앞둔 사람이 사랑하지 않는 상대에게 떠나야 한다.
밤이 깊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웨딩 케이크만 남아 있다.
날이 밝으면 화자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남겨진 웨딩 케이크를 바라본다.
원곡에서 웨딩 케이크가 결혼생활의 기쁨과 책임을 상징한다면, 한국어 버전에서는 이루지 못한 사랑과 원치 않는 결혼을 보여주는 물건으로 완전히 바뀐 셈이다.
1970년 리사이틀 음반의 대표곡으로 남다
『튄·폴리오 리사이틀』에서는 ‘고별’ 다음, ‘하얀 손수건’ 바로 앞에 배치됐다.
원반 자료는 ‘웨딩 케익’을 외국곡, 홍현걸 작사로 적은 경우가 많으며 ManiaDB에는 윤형주·홍현걸이 함께 작사자로 등록된 자료도 남아 있어 세부 저작자 표기에는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노래가 단순한 직역 번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1969년 발표된 최신 외국곡의 멜로디를 가져오면서 한국 청중에게 익숙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냈다.
짧게 활동했던 트윈 폴리오가 어떤 방식으로 외국 음악을 한국 청년들의 노래로 바꾸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