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 문정일 –
문정일 ‘순간’, 운명이 갈라놓는 마지막 때
노래 속 화자는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마지막 순간에 서 있다. 그 이름을 잊지 못해 다시 불러보고,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과 행복을 생각한다.
마음속에서는 흐느끼지만 밖으로는 울지 않으려 한다. 두 번째 흐름에서도 운명의 끝에 머물러 사랑했던 사람을 부르며 미련을 되새긴다.
이 작품에서 반복되는 것은 당시 남성가요에서 자주 등장하던 ‘사나이는 울지 않는다’는 태도다. 실제 감정은 슬픔으로 가득하지만 겉으로 눈물을 보이지 않는 남성 화자를 내세웠다.
전오승이 쓰고 만든 노래
전오승은 작곡뿐 아니라 이 작품의 노랫말까지 직접 맡았다. 1950~60년대부터 수많은 대중가요를 만든 작곡가가 1971년 젊은 가수 문정일에게 준 작품이었다.
‘순간’은 OL-940의 맨 앞에 배치됐고 음반 제목에도 올라갔다. 문정일에게는 이 음반에서 가장 비중 있게 내세운 노래였음을 알 수 있다.
방송부적 판정을 받은 ‘순간’
이 작품에는 심의와 관련된 기록도 전한다. 원반·금지곡 자료에서는 ‘순간’을 금지사유 ‘방송부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다만 어느 구절이 구체적으로 문제가 됐는지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의 이유를 확대해 해석할 필요는 없다. 당시 방송심의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기록과 노래의 구체적인 정치·사회적 의미는 별개의 문제다.
1971년의 문정일
문정일은 ‘순간’ 이후에도 같은 해 오아시스에서 노래를 이어갔다. OL-969에서는 라일락과 함께 ‘너를 너를 / 내가 만약에’를 내놓았다.
Apple Music의 문정일 음원자료에서도 ‘순간’과 ‘괴로운 사랑’, ‘내가 만약에’, ‘멀리 떠나주세요’ 등이 그의 1971년 노래로 남아 있다.
‘순간’은 그 가운데 1971년 5월 OL-940의 첫 곡이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가슴속에서만 울며 보내는 남자, 그리고 눈물을 참는 사나이라는 당시 가요의 익숙한 인물을 문정일의 목소리로 남긴 작품이다.
박현아의 ‘밤길’은 1971년 오아시스레코드 OL-940 ‘순간 / 돌아오라’의 Side B 두 번째 곡이다. 김우진의 대표곡 ‘돌아오라’ 바로 다음에 배치됐으며 문유정의 ‘오지 않을 사람’이 뒤를 잇는다.
벅스 박현아 아티스트 자료에는 박현아를 대한민국 여성 솔로가수로 분류하고 ‘밤길’을 ‘순간 / 돌아오라’ 수록곡으로 기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