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의 노래 – 이미자 –

이미자 ‘리리의 노래’, 고봉산 작곡집의 얼굴

복원된 음반은 이미자의 ‘리리의 노래’로 시작한다. 이어 신호의 ‘홍콩 블루스’, 이미자의 ‘에밀레종’, 신호의 ‘너대로 나대로’, 은방울자매의 ‘혼자 가는 길’, 남일수의 ‘잊을 수 없기에’, 이미자의 ‘유달산아 말해다오’와 ‘잘 있거라 나는 간다’, 남일수의 ‘두 갈래 길’, 이미자의 ‘오동추야’가 이어진다.

열 곡 가운데 이미자가 다섯 곡을 맡고 있다. 음반의 절반이다. 여러 가수가 참여한 고봉산 작곡집이지만 이미자의 비중이 특히 컸음을 현재의 복원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자와 고봉산

고봉산은 이미자와 오랫동안 여러 작품에서 만난 작곡가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트로트 음반을 살펴보면 박춘석, 백영호와 함께 이미자의 방대한 레퍼토리를 구성한 작곡가들의 이름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1971년 지구레코드에서도 고봉산 작곡집은 계속 제작됐다. JLS-120478 ‘리리의 노래 / 잊을 수 없기에’ 이후에도 ‘혼자가는 길 / 너대로 나대로’, 그리고 뒤이어 ‘꽃 한 송이 / 물새 한 마리’ 등 그의 이름을 내건 음반이 이어진다.

‘리리의 노래’는 바로 그 흐름에서 이미자의 목소리를 전면에 세운 작품이었다.

정상급 가수였던 1971년의 이미자

1971년의 이미자는 데뷔 초기의 신인이 아니었다. 이미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여자의 일생’, ‘기러기 아빠’ 등을 거치며 한국 대중가요의 중심에 자리 잡은 뒤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미자는 계속 새로운 작곡집과 합동음반에 참여했다. 한두 장의 독집만으로는 당시의 취입량을 모두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작품이 여러 음반에 흩어져 있다.

‘리리의 노래’ 역시 그런 다작의 시기에 나온 작품이다. 특히 자신의 독집이 아니라 ‘고봉산 작곡집’이라는 작곡가 중심의 음반을 대표했다는 점이 당시 음반시장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한 장의 절반을 채운 이미자

이 음반에서 이미자는 서로 다른 분위기의 다섯 곡을 맡았다. ‘리리의 노래’와 ‘에밀레종’이 있고, 목포의 유달산과 영산강을 배경으로 한 ‘유달산아 말해다오’, 고향을 떠나는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옛 여인의 기다림을 그린 ‘오동추야’가 함께 들어 있다.

지역가요와 시대극 같은 정서, 이별과 기다림이 한 장에 섞여 있다. 이미자의 넓었던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이미자의 ‘리리의 노래’는 그 다섯 작품의 맨 앞에 놓였고 음반 제목에도 이름을 올렸다. 1971년 5월 19일, 고봉산이라는 작곡가와 여러 가수가 한 장에 모였을 때 그 음반의 문을 연 목소리는 이미자였다.

이미자의 ‘에밀레종’은 1971년 고봉산 작곡집 ‘리리의 노래 / 잊을 수 없기에’에서 확인되는 작품이다. 현재 복원판에서는 ‘리리의 노래’, 신호의 ‘홍콩 블루스’에 이어 세 번째에 놓여 있다. 이후에는 아예 ‘고봉산 작곡집 – 에밀레종’이라는 이름의 복원 음반이 따로 만들어질 만큼 이미자의 옛 레퍼토리 가운데 계속 전해진 작품이다.

벅스 ‘고봉산 작곡집 – 리리의 노래’에서는 이미자의 ‘에밀레종’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봉산 작곡집 – 에밀레종’ 복원판에서는 이 노래가 첫 번째 타이틀곡으로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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