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여인 – 김부자 –

김부자 ‘슬픈 여인’, 한산도와 고봉산의 또 다른 이별가

1971년 ‘슬픈 여인’ 원반자료에는 이 작품을 한산도 작사·고봉산 작곡으로 기록하고, 수록음반을 김부자 스테레오 독집 ‘돌아오세요 / 당신만을’, 제작사를 지구레코드, 음반번호를 JLS-120477로 적고 있다.

같은 음반의 ‘돌아오세요’ 역시 한산도와 고봉산이 만든 노래다. 한 장의 독집 안에서 같은 작사가와 작곡가가 서로 다른 이별 장면을 김부자의 목소리에 맡긴 것이다.

잘 가라는 한마디를 삼킨 여인

‘슬픈 여인’의 장면은 이별의 순간에서 시작한다. 두 사람은 헤어지고 있고 여인은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상대에게 잘 가라는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말을 꺼내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아 작별의 말을 마음속에 삼킨다.

노래에서 사랑은 여인에게 자신의 전부와 같은 것으로 묘사된다. 그 사랑을 잃은 뒤 남은 것은 스스로 달래야 하는 아픈 마음이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헤어지는 길목에서 밤하늘을 바라본다. 상대가 멀리 떨어지고 영영 떠나더라도 원망하기보다 그의 행복을 마음속으로 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돌아오세요’와 닮았으면서도 조금 다르다.

‘돌아오세요’와 ‘슬픈 여인’

같은 음반에 실린 두 노래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보인다.

‘돌아오세요’의 화자는 떠나겠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언젠가 자신이 생각나면 돌아와 달라는 말을 남긴다. 관계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아주 조금 열어둔다.

반면 ‘슬픈 여인’에서는 상대가 영영 떠날 가능성까지 받아들인다. 붙잡는 대신 멀리서라도 행복하기를 빈다. 자신은 슬픔을 감당하면서도 떠나는 사람에게 마지막 축복을 보내는 쪽에 가깝다.

두 작품 모두 한산도가 노랫말을 쓰고 고봉산이 곡을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JLS-120477에서 두 사람이 만들어낸 이별 노래의 서로 다른 모습을 비교할 수 있다.

김부자의 1971년 독집 속 한 장면

후대에는 김부자의 이름을 ‘달타령’ 같은 흥겨운 노래와 함께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971년 JLS-120477에는 ‘돌아오세요’, ‘슬픈 여인’, ‘찾아온 오동도’처럼 이별과 그리움을 중심에 둔 작품들이 함께 있었다.

‘슬픈 여인’에서는 특히 김부자의 흥겨운 민요풍 이미지와 다른 정서가 드러난다. 화자는 크게 원망하지도 않고 떠나는 사람을 따라가지도 않는다. 눈물이 날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밤하늘을 바라본다.

김부자의 ‘슬픈 여인’은 그런 짧은 이별 장면을 담은 노래다. 1971년 5월 ‘돌아오세요’를 대표곡으로 내놓았던 김부자의 독집에는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여인뿐 아니라, 떠나는 사람의 행복을 빌며 혼자 슬픔을 감당하는 여인의 목소리도 함께 남아 있었다.

김부자의 ‘찾아온 오동도’는 1971년 5월 지구레코드 JLS-120477 ‘김부자 스테레오 독집 – 돌아오세요 / 당신만을’에 수록된 고봉산 작사·작곡의 노래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을 찾아 전남 여수의 오동도로 돌아온 화자가 변함없는 물새와 파도 앞에서 사라진 임을 찾는 이야기다. ‘오동도’라는 실제 장소가 노래의 배경을 넘어 기억의 중심이 된다.

김부자 원반자료에는 ‘찾아온 오동도’를 고봉산 작사·고봉산 작곡으로 기록하고, 1971년 5월 20일 JLS-120477 수록곡으로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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