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떠난 사나이 – 홍이주 –

홍이주 ‘고향 떠난 사나이’, Side B를 대표한 노래

OL-921 원반 수록자료에 따르면 Side B는 홍이주의 노래 세 곡으로 시작한다.

  • Side B 1번 홍이주 – 고향 떠난 사나이
  • Side B 2번 홍이주 – 당신과 나는 천리
  • Side B 3번 홍이주 – 지금도 가고싶어
  • Side B 4번 이영숙 – 바람아 봄바람아
  • Side B 5번 이채연 – 간다더니

이 구성만 보더라도 홍이주는 이 음반에서 한 곡을 보태는 정도의 참여 가수가 아니었다. 한쪽 면의 첫 세 곡을 연속으로 맡았고, 그 가운데 ‘고향 떠난 사나이’가 Side B 첫 곡이자 음반의 대표 제목으로 선택됐다.

한 장의 음반에서 이수미와 홍이주가 나눈 자리

OL-921은 가수가 여러 명 참여한 합동 LP지만 앞부분의 배열은 비교적 분명하다. Side A에서는 이수미가 세 곡을 연속으로 부르고 Side B에서는 홍이주가 세 곡을 연속으로 부른다.

Side A에는 ‘부두의 이별’, ‘당신곁을 떠납니다’, ‘밤에 우는 새’가 있고, Side B에는 ‘고향 떠난 사나이’, ‘당신과 나는 천리’, ‘지금도 가고싶어’가 있다.

음반 제목도 두 사람의 첫 곡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 OL-921은 여러 가수가 참여했지만 음반의 앞쪽에서는 이수미와 홍이주의 노래를 중심으로 구성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고향 떠난 사나이’라는 1971년의 제목

고향을 떠나는 사람은 한국 대중가요에서 오래 이어진 소재였다. 고향을 등지고 도시나 타지로 향하는 사람, 먼 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수많은 노래에 등장했다.

‘고향 떠난 사나이’ 역시 제목만으로 고향을 등지고 떠난 남성을 전면에 세운다. 특히 같은 홍이주의 세 번째 곡 제목이 ‘지금도 가고싶어’라는 점까지 보면 OL-921의 Side B에는 떠남과 거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들이 연속해서 배치돼 있다.

다만 세 곡이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로 기획됐다고 단정할 제작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목이 서로 연결돼 보인다는 사실과 실제 콘셉트 음반이었다는 주장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다른 가수에게도 이어진 ‘고향 떠난 사나이’

‘고향 떠난 사나이’라는 작품은 홍이주의 OL-921 이후 다른 가수의 음반에서도 확인된다.

벅스의 ‘왜 내가 몰랐을까’ 음반자료에는 가수 구남의 노래로 ‘고향 떠난 사나이’가 수록돼 있다. 같은 작품이 다른 가창자의 레퍼토리로도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다만 후대 음반에 같은 제목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홍이주의 원곡과 동일한 녹음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가창자가 다르므로 홍이주가 부른 OL-921의 수록곡과 구남의 가창은 구별해야 한다.

홍이주의 이름이 남아 있는 1971년 LP

홍이주는 이수미처럼 후대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료가 풍부한 가수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데뷔 경력이나 활동사를 덧붙이기보다는 남아 있는 원반에서 그의 위치를 읽는 편이 정확하다.

OL-921에서는 그 위치가 분명하다. 홍이주는 Side B의 첫 세 곡을 불렀고 ‘고향 떠난 사나이’는 음반의 양면 대표곡 가운데 하나였다.

홍이주의 ‘고향 떠난 사나이’는 그렇게 1971년 4월 오아시스의 한 장의 LP에 이름을 남겼다. 이수미의 ‘부두의 이별’로 시작한 음반을 뒤집으면 가장 먼저 홍이주의 목소리가 나왔고, 그 뒤로 ‘당신과 나는 천리’, ‘지금도 가고싶어’가 차례로 이어졌다. 지금 홍이주의 활동사를 되짚을 때 가장 단단하게 남아 있는 흔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음반이다.

홍이주의 ‘당신과 나는 천리’는 1971년 오아시스레코드 OL-921의 Side B 두 번째 곡이다. ‘고향 떠난 사나이’가 끝난 뒤 바로 이어졌으며, 다음 곡 역시 홍이주가 부른 ‘지금도 가고싶어’였다. 한쪽 면의 첫 세 곡을 홍이주가 연속으로 맡은 가운데 가운데 자리에 놓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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