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선 길 – 선우영아 –
‘돌아선 길’이 실린 1971년 김홍탁 작·편곡집
실물 음반 자료에서 확인되는 원반은 신세기레코드 가-12344 《내님이 그리워 / 사랑의 노래》이다. 수록 순서는 앞면에 선우영아 ‘내님이 그리워’, 임성훈 ‘당신은 몰라’, 히 식스의 연주곡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선우영아 ‘돌아선 길’, 임성훈 ‘밤비’, 송혜경 ‘바람부는 언덕에’가 놓였고, 뒷면에는 ‘사랑의 노래’, ‘나오미의 꿈’, ‘내 사랑 끝없이’, ‘초원’, ‘떠나간 사랑’이 이어진다. ‘돌아선 길’은 Side A 네 번째 곡이다. 신세기 가-12344 실물 음반 자료
ManiaDB에는 이 음반을 1971년 2월 5일 신세기레코드 발매로 정리하고 있다. 음반번호도 가-12344로 일치한다. 반면 후대 디지털 음원에는 1970년으로 등록된 사례가 있어, 원반의 발매시기를 판단할 때는 디지털 날짜보다 1971년 신세기 원반 자료를 우선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 ManiaDB 원반 정보
파피 패밀리의 ‘That’s Where I Went Wrong’을 옮긴 노래
벅스의 곡 정보에는 ‘돌아선 길’의 원제가 That’s Were I Went Wrong으로 병기돼 있으며, 작곡은 ‘외국곡’, 한국어 작사는 지명길, 편곡은 김홍탁으로 등록돼 있다. 원제의 철자는 원곡 자료에서는 ‘That’s Where I Went Wrong’이다. 벅스 ‘돌아선 길’ 곡 정보
원곡 ‘That’s Where I Went Wrong’은 캐나다 그룹 The Poppy Family가 1970년 발표한 곡으로, Terry Jacks가 작사·작곡했다. MusicBrainz 역시 Terry Jacks를 이 곡의 작사·작곡자로 기록하고 있다. MusicBrainz 원곡 정보
원곡은 버스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여성이 끝난 관계를 되돌아보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Terry Jacks는 훗날 이 곡이 자신의 예전 버스 여행과 이별 경험에서 출발했으며, 여성 보컬 Susan Jacks가 부를 수 있도록 화자의 관점을 바꾸었다고 회고했다. Terry Jacks의 곡 회고 자료
히 파이브에서 히 식스로 넘어가던 김홍탁의 시기
이 LP는 선우영아의 독집이라기보다 김홍탁과 히 식스를 중심으로 여러 객원 가수가 참여한 작품집에 가깝다. 2016년 복각반 해설은 선우영아·임성훈·송혜경을 객원 가수로 설명하고, 전체 연주를 히 식스가 맡았다고 정리한다. 복각반 음반 해설
같은 해설에는 1970년 4월 11일 경향신문이 히 파이브의 고별 공연과 해산을 전한 기록도 인용돼 있다. 김홍탁이 몸담았던 히 파이브가 막을 내리고 히 식스가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던 전환기에 이 음반이 놓여 있었던 셈이다. 음반 안에 국내 창작곡과 서구 팝·컨트리 번안곡, 기존 히트곡의 연주 버전이 뒤섞여 있는 것도 그런 음악적 이동을 보여준다. 리듬온 복각 LP 해설
선우영아가 보여준 다른 목소리
선우영아는 이 음반에서 ‘내님이 그리워’, ‘돌아선 길’, ‘사랑의 노래’, ‘나오미의 꿈’을 불렀다. 후대 음반 해설은 기존 선우영아의 노래가 트로트 쪽에 가까웠던 데 비해 이 음반에서는 히 식스와 함께 팝과 록에 접근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내님이 그리워’에서는 퍼즈 기타가 강조됐고, ‘돌아선 길’과 ‘나오미의 꿈’에서는 당시 국제적으로 유통되던 팝을 한국어 노래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돌아선 길’은 선우영아의 대표 히트 여부만으로 보기보다, 1971년 한국 대중음악이 해외 팝을 빠르게 수용하고 밴드 사운드와 가요 보컬을 한 음반에서 연결하던 흔적으로 보는 편이 기록에 가깝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돌아선 길’
‘돌아선 길’에는 원곡의 출처와 한국어 작사자, 편곡자, 원반의 위치가 비교적 또렷하게 남아 있다. 파피 패밀리의 1970년 팝이 지명길의 한국어 가사와 김홍탁의 편곡, 히 식스의 연주, 선우영아의 목소리를 만나 1971년 한국 LP 한쪽에 자리했다. 한 곡의 이동 경로만 따라가도 당시 한국 가요와 서구 팝이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만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선우영아의 ‘사랑의 노래’는 1971년 신세기레코드 가-12344 《내님이 그리워 / 사랑의 노래》의 뒷면 첫 곡에 실렸다. 같은 음반의 ‘돌아선 길’과 마찬가지로 외국곡을 한국어로 옮겨 부른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