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여인 – 나훈아 –
‘비에 젖은 여인’은 1970년 8월 두 음반에 함께 남았다
OL-764의 앞면은 나훈아 ‘바보같은 사나이’, ‘비에 젖은 여인’, ‘사랑했기 때문에’로 시작한다. 같은 날의 OL-768에서는 리타김 ‘이별의 강’, ‘기적’, 정훈희 ‘밤의 여인’, ‘언니에게 물어봐’ 다음에 나훈아 ‘비에 젖은 여인’과 배성 ‘사랑 찾아 천리길’이 이어진다. 《이별의 강 / 사랑아 다시피라》 복원 수록정보
후대 작품자료에서는 나훈아의 이 곡을 정주희 작사·정주희 작곡으로 기록한다. 1970년 《바보같은 사나이 / 바다가 육지라면》의 수록곡과 창작자 정보를 함께 정리한 자료에서도 같은 표기가 확인된다. 1970년 나훈아 음반·작품정보
이미자의 동명곡과는 다른 작품
같은 1970년에는 이미자가 부른 ‘비에 젖은 여인’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자 곡은 정두수 작사·박춘석 작곡으로, 나훈아의 정주희 작품과는 다른 노래다. 국립중앙도서관 국가자료종합목록에도 박춘석 작곡·정두수 작사의 ‘비에 젖은 여인’ 악보자료가 별도로 남아 있다. 국가자료종합목록 동명이곡 자료
따라서 제목만 검색하면 나훈아의 노래와 이미자의 노래가 쉽게 뒤섞인다. 가수뿐 아니라 작사·작곡자와 가사까지 함께 확인해야 하는 곡이다.
빗속을 걷는 여인을 바라보는 노래
나훈아의 ‘비에 젖은 여인’에서 화자는 직접 이별을 당한 당사자라기보다 비를 맞으며 걷는 여인을 바라본다. 그녀가 누구를 잊지 못해 우는지, 누구와 헤어졌는지를 묻고, 눈물도 닦지 않은 채 가랑비 속을 걸어가는 모습을 좇는다. 나훈아 ‘비에 젖은 여인’ 가사·음원
두 번째 절에서는 아직 꺼지지 않은 사랑과 비가 겹친다. 제목의 ‘젖은’이라는 말은 단순히 날씨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눈물과 가랑비를 한 장면 안에 포개는 역할을 한다.
1970년 나훈아의 빠른 음반 순환
‘비에 젖은 여인’은 같은 해 11월 20일 OL-820 《가지마오 / 아카시아의 길》에도 다시 수록됐다. 그 판에서는 Side A 네 번째에 들어가 있다. 1970년 OL-820 재수록 기록
한 곡이 8월의 두 음반과 11월의 합집에 거듭 등장했다는 사실은 당시 오아시스가 인기 가수의 레퍼토리를 여러 합집에 빠르게 재배치하던 모습을 보여준다. ‘비에 젖은 여인’은 그 흐름 속에서 반복 유통된 나훈아의 1970년 레퍼토리였다.
리타김의 ‘기적’은 1970년 8월 15일 오아시스 OL-768 《이별의 강 / 사랑아 다시피라》에서 Side A 두 번째 곡으로 확인된다. 같은 면의 첫 곡이 리타김의 ‘이별의 강’이어서, 리타김은 이 음반의 첫 두 곡을 연속해서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