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앞 – 문주란 –

‘그 집앞’은 1933년에 만들어진 현제명의 가곡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그 집 앞’을 이은상 작사·현제명 작곡의 가곡으로 기록한다. 1933년에 작곡됐으며 같은 해 나온 《현제명작곡집》 제2집에 수록됐다. 문주란의 1970년 녹음보다 무려 30여 년 앞서 존재했던 작품인 셈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그 집 앞’ 보기

이 노래는 화려한 사건보다 한 집 앞을 지날 때마다 걸음을 멈추는 사람의 행동을 담는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만, 눈에 띌까 두려워 다시 걷고, 돌아오면 또 같은 자리에 멈추는 구조다. 사랑을 직접 고백하기보다 몸의 움직임으로 그리움을 보여주는 노래다.

1970년 문주란과 배호의 세계가곡집

국립중앙도서관의 ‘배호, 생존 당시 발매 원곡 음반 목록’에는 이 LP가 지구레코드, 1970년 7월 20일 음반으로 정리돼 있다. 음반번호는 JLS-120411이다. 국립중앙도서관 JLS-120411 기록 보기

다만 일부 실물 음반 수집 기록에서는 1970년 7월 10일로 적혀 있어 날짜에는 차이가 있다. 지구레코드 번호별 목록은 7월 20일을 제시하므로 이 글에서는 공공기관 자료와 음반번호 목록이 일치하는 1970년 7월 20일을 기준으로 본다. 지구레코드 음반번호 기록 보기

한 가수의 독집이 아닌 가곡 기획반

이 LP의 성격은 문주란 독집이나 배호 독집과 다르다. 배호와 문주란 두 사람을 한 장에 나누어 배치하고 기존의 유명 가곡과 외국곡을 새롭게 녹음한 가곡 기획 음반이다. 음반 자료에는 정서봉 편곡으로 기록돼 있다. JLS-120411 실물 음반 수록 정보 보기

후대 디지털 복원본에서는 ‘그 집 앞’이 문주란의 곡으로 다시 제공되고 있으며, 같은 음반의 ‘봉선화’, ‘로렐라이’, ‘바우고개’, ‘이별의 노래’도 함께 확인된다. 복원된 세계가곡집 수록곡 보기

문주란의 낮은 음색과 잘 맞았던 ‘그 집앞’

원곡은 음역이 비교적 낮아 알토나 바리톤 계열에서도 많이 불린 가곡으로 설명된다. 문주란 역시 대중가요계에서 낮고 굵은 목소리가 두드러진 가수였기 때문에, ‘그 집앞’은 이 세계가곡집의 기획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1970년 문주란의 ‘그 집앞’은 원곡의 탄생을 알린 녹음이 아니라, 1933년 한국 가곡을 당시의 인기 대중가수가 LP에 다시 새긴 기록이다. 이 노래의 가치는 문주란의 대표 히트곡 목록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그의 가창 영역을 보여주는 한 장면에 있다.

문주란의 ‘로렐라이’는 1970년 JLS-120411 《배호·문주란의 세계가곡집》에 실린 외국 가곡이다. 문주란은 이 음반에서 독일 라인강의 전설을 노래한 ‘로렐라이’를 한국어로 불렀으며, LP의 문주란 수록곡 가운데 유일하게 서양 문학과 직접 연결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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