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정 – 강정화 –
강정화 ‘첫정’, 음반의 뒷면을 대표한 노래
LP 제목을 흔히 ‘안개 낀 고속도로 / 첫정’으로 부르는 이유는 양쪽 면의 첫 곡 때문이다.
Side A를 열면 ‘안개 낀 고속도로’, Side B를 열면 ‘첫정’이 나온다. 두 곡 모두 강정화가 불렀다. 따라서 여러 가수가 함께 참여한 박춘석 작곡집이면서도 음반의 얼굴은 사실상 강정화가 맡았다고 볼 수 있다.
뒷면에서는 ‘첫정’에 이어 ‘빨간 우산’까지 강정화의 목소리가 연속으로 흐른다. 이후 이영일의 ‘나의 기도’, ‘내가 사랑을 할 때’, 김치켓의 ‘관타나메라’로 넘어간다.
한유림과 박춘석이 만든 ‘첫정’
‘첫정’의 작사자는 한유림, 작곡자는 박춘석으로 기록돼 있다. 같은 음반에서 정두수, 박춘석 등 여러 작사가의 작품을 부른 강정화가 ‘첫정’에서는 한유림의 노랫말을 받아 노래했다.
벅스의 박춘석 작곡집 복원판에서도 ‘첫정’은 강정화의 노래로 남아 있다. 현재 디지털 복원판은 2012년 발매로 표시되지만, 이것은 원곡의 발표연도가 아니라 옛 지구레코드 음원을 디지털로 다시 유통한 날짜다.
원반자료에서는 1971년 지구레코드 JLS-120464에 이미 ‘첫정’이 들어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살필 때는 디지털 등록일보다 실물 LP의 연도와 음반번호를 우선해야 한다.
‘안개 낀 고속도로’와 한 장의 얼굴이 되다
강정화의 초기 경력에서 가장 널리 언급되는 작품은 ‘안개 낀 고속도로’다. 정두수 작사·박춘석 작곡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1970년에 불렸고 이듬해 박춘석 작곡집의 첫 곡으로 다시 자리했다.
그 음반의 반대편에 ‘첫정’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 작품도 당시 음반사가 강정화의 주요 레퍼토리로 취급했던 곡임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원반에서 일반 수록곡보다 한 단계 앞선 위치를 차지했다.
후대 강정화 전집에도 ‘첫정’은 계속 포함됐다. 그러나 그 출발점을 확인하려면 1971년의 ‘안개 낀 고속도로 / 첫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강정화의 ‘첫정’은 오래된 LP를 뒤집었을 때 가장 먼저 들려오던 노래였다. 앞면의 ‘안개 낀 고속도로’와 뒷면의 ‘첫정’. 이 두 제목이 한 장의 음반을 대표했고, 그 두 곡을 모두 강정화가 불렀다는 사실은 1971년 박춘석 작곡집에서 강정화가 차지했던 자리를 잘 보여준다.
이현의 ‘고향의 푸른잔디’는 1971년 지구레코드 JLS-120464 ‘박춘석 작·편곡집 – 안개 낀 고속도로 / 첫정’의 Side A 세 번째 곡이다. 이 작품의 뿌리는 한국 가요가 아니라 미국 컨트리송 ‘Green, Green Grass of Home’에 있다. 컬리 풋먼이 만든 노래가 포터 왜거너와 톰 존스의 음반을 거쳐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한국에서도 여러 가수가 번안해 불렀다. 이현의 1971년 음반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벅스 ‘박춘석 작곡집 – 안개 낀 고속도로’에는 강정화의 두 곡 다음 세 번째 트랙으로 이현의 ‘고향의 푸른 잔디’가 기록돼 있다. JLS-120464 실물 LP 자료에서도 Side A 세 번째가 이현의 ‘고향의 푸른잔디’임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