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의 계절 – 문주란 –
‘석류의 계절’은 정은숙의 1968년 녹음에서 시작된다
ManiaDB에 남은 백영호 작곡집 자료에서도 1968년 음반의 첫 곡은 정은숙의 ‘석류의 계절’이다. 같은 해 정은숙 독집의 뒷면에도 이 곡이 다시 실렸다. 따라서 문주란의 1970년 JLS-120379을 최초 음반으로 기록하면 발표 시기가 약 2년 늦춰진다. 1968년 백영호 작곡집 자료
1969년 1월 19일자 선데이서울의 대학생 음악감상 모임을 분석한 연구에는 정은숙의 ‘석류의 계절’이 감상곡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기록도 남아 있다. 곡이 1968년 발표 뒤 실제 청취 현장에서 소비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동시대 흔적이다. 대중서사연구 관련 자료
1970년 문주란은 ‘석류의 계절’을 다시 불렀다
문주란의 버전은 1970년 지구레코드 JLS-120379의 앞면 네 번째 곡이다. 음반 수집자료에서는 이 판의 최초 발매를 1970년 8월 5일로 정리하고 있으며, 11월 1일과 1971년 1월 10일 재발매 기록도 함께 제시한다. 다른 실물음반 판매자료에는 제작일 없이 1970년으로만 표시돼 있어, 날짜를 사용할 때는 8월 5일을 원판 자료를 정리한 음반 DB의 기록으로 이해하는 편이 안전하다. JLS-120379 발매·재발매 자료 실물 음반 수록정보
JLS-120379의 원반 수록표에는 문주란의 ‘석류의 계절’ 옆에 연속극 주제가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같은 음반에는 배호의 영화주제가 ‘비내리는 명동’, 정훈희의 영화 삽입가 ‘영아의 노래’, 이미자의 영화주제가 ‘천사여 옷을 입어라’ 등이 함께 들어 있어 영화와 방송 주제가를 한 장에 모은 백영호 작곡집의 성격이 강하다. JLS-120379 실물 음반
가을과 석류만으로 완성한 짧은 풍경
가사에는 붉게 익어가는 석류, 차가워지는 바람, 낙엽과 메마른 가지가 이어진다. 뚜렷한 인물이나 사건을 앞세우지 않고 계절의 변화만으로 외로움을 만드는 노래다. 문주란의 후대 음원에도 같은 가사가 남아 있다. 문주란 ‘석류의 계절’ 음원정보
따라서 문주란의 ‘석류의 계절’은 1970년 신곡으로만 보기보다, 정은숙이 1968년 먼저 발표한 김진욱·백영호의 작품을 문주란이 다시 부른 녹음으로 정리하는 것이 정확하다. 한 장의 재편집 음반이 원곡의 역사를 가릴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문주란의 ‘창넘어 푸른 하늘’은 1970년 지구레코드 JLS-120379 앞면 여섯 번째, 곧 Side A의 마지막 곡으로 수록됐다. 같은 면에서 문주란은 ‘석류의 계절’과 이 곡 두 편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