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고향 – 태현철 –
‘벙어리 고향’이 실린 음반의 성격
아세아 레이블 연표에서는 이 음반을 1970년 2월 22일 제작된 ALS-206으로 정리한다. 실물 음반 수록표는 뒷면 3번 ‘비와 나’, 4번 ‘벙어리 고향’, 5번 ‘한많은 사나이’, 6번 ‘갈대’ 순서를 보여준다. 아세아 레이블 연표 실물 LP 정보
일부 실물 판매 자료에는 제목이 ‘병아리 고향’처럼 잘못 옮겨진 경우도 있지만, 다른 음반 자료와 음원 보존 자료에서는 ‘벙어리 고향’으로 일관되게 확인된다. 오래된 재킷을 전사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독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벙어리 고향’이 보여주는 초기 태현철
현철의 후대 대표곡들은 특유의 꺾는 창법과 밝고 힘 있는 트로트 이미지로 널리 기억된다. 그러나 초기 태현철의 음반 목록에는 ‘애수’, ‘추억’, ‘고향’, ‘부산’, ‘해운대’처럼 상실과 향수를 앞세운 제목이 많다.
‘벙어리 고향’도 그 초기 레퍼토리의 한가운데 놓인다. 고향을 직접 말하지 못하거나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의 답답함을 제목부터 압축하고 있으며, 당시 트로트가 즐겨 다룬 타향과 고향의 대립을 이어간다.
1971년으로 이어지는 태현철의 음반 활동
이듬해 태현철은 아세아레코드에서 《태현철 힛트송 Vol.1 : 무정한 부산배 / 추억의 해운대》를 냈다. 그 음반에는 AL-206에 먼저 실렸던 ‘비와 나’도 다시 들어갔다. 1971년 태현철 힛트송 수록 정보
이 흐름을 보면 AL-206의 두 곡은 일회성 참가작으로만 보기 어렵다. 특히 ‘비와 나’가 이듬해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음반에 다시 수록된 것은 태현철 초기 레퍼토리가 형성되는 과정의 한 단계를 보여준다.
시간이 지나 다시 듣는 ‘벙어리 고향’
‘벙어리 고향’의 의미는 훗날 유명해진 이름을 과거에 억지로 덧씌우는 데 있지 않다. 1970년 당시에는 ‘태현철’이라는 이름으로 아세아 합집에 두 곡을 부른 젊은 가수가 있었고, 그 기록이 훗날 현철의 긴 가수 인생 앞부분을 채우고 있다는 데 있다.
태현철의 ‘비와 나’는 1970년 아세아레코드 AL-206 《신범벅타령 / 정다운 다대포구》 뒷면 세 번째 곡으로 먼저 확인된다. 이듬해에는 《태현철 힛트송 Vol.1》에 다시 수록됐고, 훗날 현철과 벌떼들 시기의 음반에서도 제목이 되살아났다.
작사와 작곡은 이한식으로 전해진다. 비 오는 날 떠난 사람을 떠올리며 혼자 가로수 길을 걷는 내용으로, 태현철의 초기 녹음 가운데 비교적 긴 생명력을 가진 곡이다. ‘비와 나’ 작사·작곡 및 1971년 수록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