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은 충청도 – 장우정 –
‘내고향은 충청도’가 장우정의 목소리로 처음 확인되는 음반
성음 제작 음반 목록에는 DG-가-13-17 한동훈 작곡집 《다시는 안만나리 / 사나이 길》이 1970년 4월 10일 발매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음반에서 장우정은 앞면 첫 곡 ‘다시는 안만나리’와 앞면 다섯 번째 ‘내고향은 충청도’, 뒷면 세 번째 ‘청춘항로’를 불렀다. 1970년 성음 음반 자료
이 LP는 장우정의 단독 음반이 아니라 한동훈의 작품을 여러 가수가 나눠 부른 작곡집이다. 장우정 외에도 박수정, 박진검, 허영춘, 유수련 등이 참여했다. 당시 작곡가 중심의 합집 LP에서 한 가수가 서너 곡을 맡는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구성이다.
7개월 뒤 다시 등장한 장우정의 ‘내고향은 충청도’
같은 해 1970년 11월 1일 성음에서 DG-가-21 《사랑에 우는 밤 / 내 고향은 충청도》가 발매됐다. 이 음반에서 ‘내고향은 충청도’는 Side B 첫 곡, ‘청춘항로’는 바로 다음 B2에 배치됐다. Side A에는 조용길의 ‘사랑에 우는 밤’, ‘황혼의 메아리’, ‘사랑이 남긴눈물’, ‘사나이 순정’ 등이 들어갔다. 성음 제작소 음반번호·발매일 자료
실물 음반을 소개한 자료에서도 Side A 여섯 곡과 Side B 여섯 곡의 배열이 동일하게 확인된다. 특히 장우정의 이름과 ‘내고향은 충청도’가 뒷면 첫 자리에 인쇄돼 있어 11월판이 단순한 후대 디지털 편집물이 아니라 실제 당시 LP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DG-가-21 실물 음반 자료
장우정 이전에도 존재했던 같은 제목
여기서 발매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중요한 기록이 하나 나온다. 벅스에 복원된 《한동훈 작곡집 – 엉뚱한 생각마세요 / 아- 내청춘》에는 원일이 부른 ‘내고향은 충청도’가 수록돼 있으며, 해당 원반의 시기는 1967년으로 정리돼 있다. 1967년 한동훈 작곡집 복원 자료
장우정의 1970년 4월 음반 역시 한동훈 작곡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선행 기록은 중요하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1967년 원일판과 1970년 장우정판의 가사·편곡·녹음이 완전히 동일한 판본인지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내고향은 충청도’라는 제목의 한동훈 계열 음반 기록이 장우정판보다 앞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원일 수록곡 자료
조영남의 ‘내고향 충청도’와는 구분해야 한다
오늘날 ‘내고향 충청도’라는 제목을 검색하면 조영남의 노래가 훨씬 많이 나타난다. 조영남판은 1·4후퇴 때 충청도로 피란해 정착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다시 고향을 찾고 싶다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조영남 ‘내고향 충청도’ 음원 자료
그러나 장우정의 1970년 성음 음반은 별도의 당대 음반 기록으로 확인된다. 제목이 비슷하거나 같다는 이유만으로 조영남의 널리 알려진 노래와 같은 작품이라고 연결해서는 안 된다. 1960~70년대 음반에서는 이런 동명 또는 유사 제목의 노래가 적지 않았다.
한 장의 음반에서 두 시기를 읽는 노래
장우정의 ‘내고향은 충청도’는 11월 DG-가-21만 놓고 보면 조용길과 함께 묶인 합집 수록곡처럼 보인다. 하지만 원반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장우정이 이미 4월 한동훈 작곡집에서 같은 제목을 불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래서 이 노래의 위치는 1970년 11월에 처음 나온 신곡이라기보다, 그해 봄부터 장우정의 레퍼토리로 음반에 남아 있던 곡이 연말 무렵 새 음반에 다시 배치된 것으로 보는 편이 기록에 가깝다. 그리고 그 제목 자체의 역사는 1967년 원일의 한동훈 작곡집까지 더 거슬러 올라간다.
장우정의 ‘청춘항로’는 1970년 봄 한동훈 작곡집에 먼저 실린 뒤 같은 해 11월 DG-가-21 《사랑에 우는 밤 / 내 고향은 충청도》에 다시 수록된 노래다. 장우정의 ‘내고향은 충청도’와 마찬가지로 11월 LP가 최초 음반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