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우는 아이 – 최양숙 –

ChatGPT 답변:

최양숙의 ‘꽃 피우는 아이’는 1971년 한국 포크의 흐름이 빠르게 커지던 시기에 김민기가 만든 노래다. 이 작품은 이미 제작이 끝나 있던 최양숙의 음반을 사실상 다시 만들게 할 만큼 강한 계기가 됐다. 최양숙은 김민기의 클래식 기타 반주에 맞춰 ‘꽃 피우는 아이’를 새로 취입했고, 대도레코드는 기존 음반의 재킷과 수록곡을 대폭 바꿔 이 노래를 새 타이틀로 내세웠다. 오늘날 ‘가을편지’, ‘세노야 세노야’와 함께 최양숙의 1971년을 대표하는 음반이 탄생한 과정이다.

2022년 복각 LP의 상세 해설은 이 음반의 제작과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전한다. 처음 만들어진 음반은 최양숙의 얼굴을 크게 넣은 재킷에 ‘세노야 세노야’를 앞세운 구성이었지만, 김민기의 ‘꽃 피우는 아이’를 접한 뒤 대도레코드가 수록곡과 재킷을 대폭 수정해 다시 제작했다는 내용이다.

최양숙 ‘꽃 피우는 아이’, 완성된 음반을 다시 만들게 한 노래

‘꽃 피우는 아이’를 이해할 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음반 제작과정이다. 보통 신곡 하나가 추가되면 기존 음반에 곡을 더하는 정도로 끝나지만 이 음반은 변화의 폭이 훨씬 컸다.

리듬온 복각반 해설에 따르면 ‘가을편지’를 작곡한 뒤 창작 포크송 작업을 이어가던 김민기가 ‘꽃 피우는 아이’를 만들었고, 이 노래를 들은 최양숙의 오빠 최경식이 이미 제작된 여동생의 음반을 포크 성격의 앨범으로 다시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대도레코드는 이미 만들어놓은 음반을 그대로 판매하는 대신 재킷과 수록곡을 바꾸는 선택을 했다. 최양숙은 김민기의 클래식 기타에 맞춰 ‘꽃 피우는 아이’를 새로 녹음했고, 기존 노래들도 통기타를 중심으로 다시 손질했다.

단순히 타이틀곡 하나가 바뀐 정도가 아니었다. 초반에 들어 있던 ‘까치’, ‘떠날 수 없는 아픔’, ‘현해탄의 무지개’, ‘빗소리’, ‘백조의 호수’ 등 다섯 곡이 빠지고 ‘꽃 피우는 아이’, ‘사의 찬미’, ‘젊은 날의 그 시절’, ‘지난 여름의 왈츠’, ‘사랑하는 마음’ 등이 새롭게 들어갔다.

초반과 수정된 음반의 음반번호는 같았지만 내용은 상당히 달라졌다. 한 작품을 계기로 이미 완성됐던 LP의 성격 자체를 바꿔버린 셈이다.

김민기의 노래와 기타, 최양숙의 목소리

‘꽃 피우는 아이’에서 김민기는 곡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최양숙의 녹음에 직접 참여해 클래식 기타를 연주했다.

벅스 ‘한국대중음악 100년의 역사와 기록’은 최양숙의 1971년 음반을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면서 ‘꽃 피우는 아이’에서 김민기가 클래식 기타 반주를 맡았다고 기록한다.

이 조합은 두 사람의 출발점이 상당히 달랐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최양숙은 성악을 공부한 뒤 샹송과 대중가요를 불러온 가수였고, 김민기는 1970년대 초 새로운 청년 포크의 중심에서 창작곡을 만들기 시작하던 젊은 음악인이었다.

‘꽃 피우는 아이’에서는 성악을 바탕으로 한 최양숙의 정돈된 목소리와 김민기의 절제된 기타가 만났다. 대규모 악단보다 노래와 기타 자체를 앞으로 내세우는 방식은 당시 확산되던 포크의 감각과 맞닿아 있었다.

꽃을 피우려는 아이의 이야기

‘꽃 피우는 아이’의 노랫말은 제목처럼 한 아이와 꽃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화려한 연애담이나 극적인 이별을 이야기하는 노래가 아니다.

아이는 꽃을 피우기 위해 땅을 파고 씨앗을 심고 기다린다. 그러나 생명을 키우는 일은 마음먹은 대로 곧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꽃을 피우려는 아이의 행동과 기다림이 반복되면서 노래는 단순한 동요 같은 표면 아래에 조금 다른 여운을 남긴다.

김민기의 초기 작품에는 평범한 사물이나 짧은 이야기를 통해 더 넓은 생각으로 이어지는 노래가 적지 않았다. ‘꽃 피우는 아이’ 역시 구체적인 정치적 사건이나 특정 인물을 직접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꽃을 피우려는 아이의 모습에 집중한다.

따라서 노랫말을 특정한 역사적 사건의 암호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아이가 무언가를 심고 가꾸며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이야기 자체에서 출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노야 세노야’에서 ‘꽃 피우는 아이’로

음반의 변화는 현재 복각된 LP의 수록순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복각판 수록자료에 따르면 수정된 음반은 다음과 같은 열 곡으로 구성됐다.

  • Side A 1. 기다리겠어요
  • Side A 2. 젊은 날의 그 시절
  • Side A 3. 지난 여름의 왈스
  • Side A 4. 사랑하는 마음
  • Side A 5. 다시는 사랑않겠어요
  • Side B 1. 꽃 피우는 아이
  • Side B 2. 세노야 세노야
  • Side B 3.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 Side B 4. 가을편지
  • Side B 5. 사의 찬미

‘꽃 피우는 아이’는 Side B 첫 번째에 놓였다. 뒤이어 ‘세노야 세노야’와 ‘가을편지’가 자리한다. 지금까지도 최양숙의 1970년대 음악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세 작품이 한쪽 면에 함께 들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원래 음반의 중심이었던 ‘세노야 세노야’가 두 번째로 이동하고 새롭게 녹음한 ‘꽃 피우는 아이’가 앞에 놓였다는 변화는 이 노래가 재제작 과정에서 어느 정도 중요하게 취급됐는지를 보여준다.

‘가을편지’와 함께한 김민기

이 음반에서 김민기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작품이 ‘가을편지’다. 고은의 시에 김민기가 곡을 붙인 노래로 최양숙의 목소리를 통해 처음 널리 알려졌다.

용인일보의 ‘꽃 피우는 아이’ LP 기록에 따르면 최양숙의 오빠 최경식은 고은과 교류하던 사이였고, 고은의 시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를 김민기에게 건네 곡을 부탁하면서 ‘가을편지’가 만들어졌다.

이어 김민기의 새로운 창작곡 ‘꽃 피우는 아이’를 접한 최경식이 음반 자체를 다시 제작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후대 음반 해설에 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 LP에서 김민기의 존재는 한 곡에 그치지 않는다. 고은의 시에 곡을 붙인 ‘가을편지’가 있었고, 자신이 만든 ‘꽃 피우는 아이’에서는 직접 기타까지 연주했다.

1971년 5월, 남산 드라마센터의 컴백 리사이틀

새롭게 꾸민 음반은 무대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복각반 해설은 최양숙이 1971년 5월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컴백 리사이틀을 열었다고 기록한다. 이 공연에서는 스트링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해 새롭게 변한 음악을 선보였다.

최양숙은 이미 그 이전부터 노래했던 가수였지만 ‘꽃 피우는 아이’가 들어간 음반은 그에게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성악과 샹송에 뿌리를 두었던 목소리가 당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통기타 포크와 만난 것이다.

1971년이라는 시기도 중요하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포크송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었고, 기존 가수와 음반제작자들도 새로운 음악의 흐름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미 만든 음반을 버리다시피 하고 다시 제작했다는 후대의 기록은 그 변화가 음반 현장에까지 미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금지곡이 된 ‘꽃 피우는 아이’

이 노래에는 밝은 제목과는 대조적인 이력도 남았다. ‘꽃 피우는 아이’는 이후 금지곡으로 묶였다.

벅스의 한국대중음악사 자료는 최양숙의 ‘꽃 피우는 아이’ 음반과 김민기의 독집이 금지앨범·금지곡으로 묶여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기록한다.

당시는 김민기의 여러 작품이 방송과 음반 심의의 대상이 되던 시대였다. 그러나 ‘꽃 피우는 아이’의 노랫말을 임의로 정치적인 암호로 해석해 어느 구절 때문에 금지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구체적인 심의문이나 판정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해석은 사실과 구별해야 한다.

분명하게 남은 것은 최양숙의 ‘꽃 피우는 아이’가 금지곡의 운명을 겪었다는 사실과,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이 김민기였다는 기록이다.

‘꽃 피우는 아이’와 함께 달라진 최양숙

최양숙은 ‘꽃 피우는 아이’ 이전부터 활동한 가수였다. 그의 음악적 출발에는 성악과 샹송이 있었고, ‘황혼의 엘레지’ 같은 노래를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1971년 음반에서는 통기타 중심의 포크라는 새로운 옷을 입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 ‘가을편지’와 ‘꽃 피우는 아이’가 있었다.

벅스의 대중음악사 기획은 이 음반을 197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대표작을 이야기하면서 소개하고, 김민기의 클래식 기타가 함께한 ‘꽃 피우는 아이’를 당시 크게 주목받은 작품으로 평가한다.

이는 단순히 후대에 희귀 LP가 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존 음반의 수록곡 다섯 곡을 교체하고 재킷과 타이틀까지 바꾸면서 다시 제작했다는 과정 자체가 당시 이 작품이 가져온 변화를 보여준다.

한 곡 때문에 다시 태어난 음반

오래된 음반에는 때때로 노래 자체만큼 제작과정이 인상적인 경우가 있다. 최양숙의 ‘꽃 피우는 아이’가 그렇다.

이미 최양숙의 새 음반은 만들어져 있었다. ‘세노야 세노야’와 ‘가을편지’도 들어 있었다. 그러나 김민기의 새로운 창작곡을 접한 뒤 제작진은 완성된 음반을 그대로 내놓는 대신 상당 부분을 뜯어고쳤다. 다섯 곡을 바꾸고 재킷을 새로 만들었으며 ‘꽃 피우는 아이’를 새로운 얼굴로 세웠다.

그리고 김민기는 자신의 노래에 직접 클래식 기타를 연주했고, 최양숙은 기존의 성악·샹송 이미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971년의 포크 흐름 속으로 들어왔다. 같은 해 5월에는 남산 드라마센터의 컴백 리사이틀로 그 변화를 무대에서도 보여주었다.

최양숙의 ‘꽃 피우는 아이’는 그렇게 한 곡의 수록을 넘어 한 장의 음반을 다시 만들게 한 작품으로 남았다. 꽃을 피우려는 아이를 노래했던 짧고 소박한 작품 뒤에는 김민기의 창작과 기타, 최양숙의 변신, 1971년 포크의 확산, 그리고 금지곡의 시대까지 겹쳐 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면 한 아이가 피우려 했던 꽃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이 새로운 음악을 피워내던 1971년의 풍경도 따라온다.

Similar Posts

  • 꿈이였네 – 이수연 –

    ‘꿈이였네’는 어떤 음반에 실렸나 실물 수록곡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꿈이였네’는 Side B 1번이다. 이어서 ‘좋았어요’ 이수연, ‘추억의 대둔산’ 나훈아, ‘검은 고양이’ 고선희, ‘여울진 눈물’ 박건이 배치됐다. OL-912 실물 음반 수록곡 보기 발매일은 자료마다 조금 다르다. 벅스와 Apple Music의 복원 정보는 1971년 3월 10일을 표시하지만, 오아시스 음반번호 정리 자료에는 OL-912가 3월 22일로 적혀 있다. 따라서 정확한…

  • 이별의 종소리 – 조미미 –

    조미미의 ‘이별의 종소리’는 1971년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나온 음반의 앞면 첫 곡으로 남아 있다. 밤 정거장에서 떠나는 사람을 보내는 장면을 중심에 둔 이 노래는, 1970년 ‘바다가 육지라면’ 이후 조미미가 오아시스에서 활발하게 새 노래를 발표하던 시기에 등장했다. 이 곡을 추적하면 발매일과 음반 제목에서 오래된 가요 음반 자료 특유의 작은 차이가 보인다. 현대 복원 음원과 오아시스 음반번호 자료를 함께…

  • 얄미운 사람 – 서수남·현혜정 –

    ‘얄미운 사람’은 Side B 첫 곡이었다 1971년 원반 수록목록에서는 ‘얄미운 사람’이 Side B 1번에 놓이고, 뒤이어 ‘나 혼자 걷는 길’, ‘독불장군’, ‘철날때도 됐지’, ‘조국의 찬가’가 이어진다. 데이트 2집 원반 목록 보기 벅스의 후대 디지털판에도 ‘얄미운 사람’이 그대로 포함돼 있으며, 서수남·현혜정의 1971년 음반을 복원한 10곡 가운데 하나로 확인된다. ‘얄미운 사람’ 곡 정보 보기 동명이곡과 구분해서 보아야…

  • 잘 있거라 나는 간다 – 이미자 –

    이미자 ‘잘 있거라 나는 간다’, 고향을 등지는 순간 노래는 작별인사로 시작한다. 화자는 고향의 뒷동산과 소나무, 연못을 뒤로하고 길을 나선다. 떠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랑하는 임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계절이 지나면 봄은 다시 돌아오지만 자신은 고향으로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머물지 않고 임을 찾아 떠난다. 두 번째 흐름에서는 목적지가 더욱 선명해진다. 산도 낯설고 물도 낯선 타향이지만…

  • 그리움 – 손승아 –

    손승아 ‘그리움’, OL-940의 마지막 홈 1971년 원반 수록자료에는 Side B 마지막 곡을 ‘그리움 – 손승아’로 기록한다. 열두 곡으로 구성된 이 합동음반에서 손승아는 한 곡을 맡았다. 공개된 자료만으로 상세한 가수 경력이나 별도의 독집 활동을 확정하기보다는 실제 원반에 남은 이름과 곡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편이 안전하다. 여섯 명의 목소리가 지나간 뒷면 OL-940의 Side B에는 여섯 곡 모두 다른…

  • 미워진 사람 – 윤아 –

    ‘미워진 사람’은 어떤 노래인가 벅스 복원 음반에는 ‘미워진 사람’이 1번 곡으로 수록돼 있고 윤아가 가수로 표시돼 있다. 오아시스 음반번호 자료에서는 OL-906의 발매시기를 1971년 3월 15일로, 벅스는 3월 1일로 기록하므로 정확한 날짜보다는 1971년 3월 음반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음반 수록순서는 ‘미워진 사람’ 뒤에 윤아의 ‘보고픈 어머니’와 ‘내가 왜’가 이어지는 구조다. 세 곡이 앞면 첫머리에 연속 배치됐다는…

guest

0 Comments
오래된순
최신순 추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