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아가씨 – 김하정 –

‘금산 아가씨’가 처음 실린 OL-859

OL-859 《당신만을 사랑해 / 금산 아가씨》는 김하정의 단독 LP로, 앞면에는 ‘당신만을 사랑해’, ‘나는 몰라요’, ‘무정하게도’, ‘너를 사랑한다’, ‘동백꽃 타령’이 실렸다. 뒷면은 ‘금산 아가씨’를 시작으로 ‘소라의 노래’, ‘살짜기 옵서예’, ‘시집갈래요’, ‘사랑과 미움의 계절’이 이어진다. ‘금산 아가씨’는 음반의 뒷면 첫 곡이면서 재킷 제목에도 직접 이름을 올린 곡이었다. OL-859 수록곡 보기

일부 후대 자료가 1971년 1월 25일을 이 음반의 발매일로 적는 것도 이유가 있다. 같은 OL-859 번호로 그 날짜의 판본이 별도로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LP에서는 최초 제작과 증쇄·재발매 시점이 뒤섞여 전해지는 경우가 있어, ‘1970년 12월 15일 초출 기록과 1971년 1월 25일 판본이 함께 남아 있다’고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김운하가 쓰고 이철혁이 만든 ‘금산 아가씨’

‘금산 아가씨’의 작사는 김운하, 작곡은 이철혁으로 전해진다. 후대 음원과 음반 자료에서도 이 조합이 일치한다. 벅스 ‘금산 아가씨’ 음원 정보

가사에는 금산이라는 지명이 제목으로 직접 등장하고, 금산을 대표하는 인삼의 향기가 구체적인 소재로 쓰인다. 화자는 열아홉 살의 젊은 아가씨를 바라보며 그가 어느 고을의 총각에게 시집갈지 이야기한다. 이어 산과 구름, 꽃잎 같은 자연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한 지역의 처녀를 밝고 정겨운 인물로 그려낸다.

이 때문에 ‘금산 아가씨’는 사랑과 이별만을 다루던 당시 유행가와 조금 다른 얼굴을 갖는다. 인삼이라는 지역 특산물을 노랫말 속에 직접 넣어 장소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제목만 금산을 빌린 것이 아니라 노래의 핵심 장면 자체가 금산이라는 공간과 연결돼 있다.

1971년 다시 나온 ‘소라의 노래 / 금산 아가씨’

‘금산 아가씨’의 음반 계보를 볼 때 또 하나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1971년 8월에는 오아시스 OL-978 《소라의 노래 / 금산 아가씨》라는 김하정 독집이 다시 등장한다. 이 음반에서도 ‘금산 아가씨’가 뒷면 첫 곡에 놓이지만, 이는 OL-859보다 뒤의 판본이다. OL-978 발매 기록

실물 음반 판매 자료에도 OL-978 계열의 수록 배열이 남아 있다. 앞면은 ‘소라의 노래’, ‘시집갈래요’, ‘살짜기 옵서예’ 등으로 꾸려지고, 뒷면에는 ‘금산아가씨’, ‘무정하게도’, ‘사랑’, ‘야생마’, ‘기도하는 도미니카’가 담겼다. LP갤러리 실물 음반 자료

따라서 현재 디지털 복원 음반의 제목이 ‘소라의 노래 / 금산 아가씨’로 표시돼 있다고 해서 그것을 ‘금산 아가씨’의 최초 음반으로 잡으면 발매 순서가 뒤집힌다. 먼저 등장한 것은 OL-859 《당신만을 사랑해 / 금산 아가씨》이고, OL-978은 그 뒤에 다시 구성된 독집이다.

김하정의 1971년 활동과 ‘소라의 노래’

김하정의 이름은 1971년 방송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동아방송의 1971년 10월 31일 프로그램 기록에는 김하정이 출연해 ‘소라의 노래’를 부른 순서가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김하정의 대표 레퍼토리가 음반뿐 아니라 방송 무대에서도 이어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동아방송 1971년 10월 31일 방송 기록

‘금산 아가씨’ 역시 이 시기의 김하정 음반에서 여러 차례 다시 배치됐다. 하나의 독집에서 끝난 노래라기보다 1970년 말부터 1971년까지 김하정의 주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계속 묶였던 셈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금산 아가씨’

‘금산 아가씨’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1971년 복각 음반과 1970년 말의 OL-859를 구별하는 일이다. 발매 순서를 바로 세우면 이 곡은 1970년 12월 김하정 독집에서 이미 음반 제목에 이름을 올렸고, 이듬해 다시 새 독집에 수록되면서 이어진 노래로 보인다.

노랫말에는 인삼 향기, 열아홉 아가씨, 산과 구름이라는 구체적인 금산의 이미지가 남아 있다. 오래된 지역 노래 한 곡이 지금까지 기억되는 까닭도 이런 구체성에서 찾을 수 있다. ‘금산 아가씨’라는 제목을 지우면 성립하기 어려울 만큼, 장소와 노래가 밀접하게 붙어 있는 작품이다.

김하정의 ‘당신만을 사랑해’는 OL-859 《당신만을 사랑해 / 금산 아가씨》의 앞면 첫 곡이다. 같은 음반의 ‘금산 아가씨’가 뒷면을 여는 구조여서 두 곡이 한 장의 LP를 앞뒤에서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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