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믿고 싶어 – 황금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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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란의 ‘당신만 믿고 싶어’는 1971년 6월 1일 지구레코드에서 나온 남국인 작곡집 ‘이 밤이 새고 나면 / 당신만 믿고 싶어’의 대표곡이다. 음반번호는 JLS-120480. 고향이 노랫말을 쓰고 남국인이 작곡했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까 두려워하면서도 끝까지 그 사람을 믿고 싶다고 매달리는 여인의 마음을 담았다. 이 노래에는 한 가지 더 중요한 기록이 남아 있다. 후대에 정리된 금지곡 자료에서 ‘가사·가창’을 이유로 규제됐던 작품으로 전한다.

지구레코드 음반번호 자료에는 JLS-120480이 ‘남국인 작곡집 [이밤이 새고나면 / 당신을 믿고싶어]’로 기록돼 있으며 발매일은 1971년 6월 1일로 정리돼 있다. 당시 노래와 원반을 함께 정리한 ‘당신만 믿고 싶어’ 음반자료에서도 고향 작사·남국인 작곡, 지구 JLS-120480이라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황금란 ‘당신만 믿고 싶어’, 남국인 작곡집의 한쪽 면을 열다

JLS-120480은 황금란 한 사람의 독집이 아니라 작곡가 남국인을 중심으로 여러 가수의 노래를 묶은 작곡집이었다. 실물 LP를 확인할 수 있는 파란LP 원반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구성이 남아 있다.

  • Side A 1. 황금란 – 당신만 믿고 싶어
  • Side A 2. 황금란 – 속삭여 주세요
  • Side A 3. 박일남 – 퇴계로의 밤
  • Side A 4. 남아성 – 당신의 당신
  • Side A 5. 강소희 – 지금은 남과 남
  • Side B 1. 하나원 – 이 밤이 새고 나면
  • Side B 2. 하나원 – 떠나가면 싫어
  • Side B 3. 하나원 – 눈물은 싫어
  • Side B 4. 하나원 – 그 아가씨
  • Side B 5. 강소희 – 종말없이 가버린 사람

황금란은 Side A의 첫 두 곡을 연속으로 맡았다. 그 가운데 ‘당신만 믿고 싶어’가 첫 곡이고, 반대편에서는 하나원의 ‘이 밤이 새고 나면’이 첫 곡을 맡았다. 음반의 대표 제목도 바로 이 두 노래에서 가져왔다.

따라서 ‘당신만 믿고 싶어’는 여러 가수가 참여한 작곡집의 단순 수록곡이 아니었다. 1971년 6월 남국인 작곡집을 내놓으면서 지구레코드가 황금란의 이름과 함께 전면에 내세운 노래였다.

떠나지 말아 달라는 짧고 직접적인 노래

‘당신만 믿고 싶어’의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다.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만은 믿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믿음에는 불안이 함께 들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두고 떠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래서 이별을 남기고 가지 말아 달라고 붙잡고, 눈물을 주며 떠나지 말아 달라고 거듭 말한다.

노랫말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을 꽃처럼 아름다웠던 사랑으로, 함께했던 약속을 별처럼 아름다웠던 언약으로 표현한다. 자세한 이별의 원인이나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오직 한 사람에게 향한 믿음과 그 믿음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이다.

1971년 ‘당신만 믿고 싶어’ 자료에 남은 노랫말을 보면 1절과 2절 모두 같은 호소로 돌아온다. 사랑하기 때문에 믿고 싶고, 믿고 있기 때문에 떠나지 말아 달라는 구조다.

고향 작사, 남국인 작곡

이 작품은 고향 작사·남국인 작곡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남국인의 이름은 이 노래 한 곡에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음반 전체의 성격을 결정한다. LP 자체가 ‘남국인 작곡집’으로 발매됐기 때문이다.

남국인은 가수로도 활동했지만 작곡가로서 1970년대 대중가요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지구레코드의 당시 음반목록을 살펴보면 JLS-120480 이후에도 그의 이름을 앞세운 작곡집이 계속 등장한다.

지구레코드 레이블 자료에는 JLS-120480에 이어 같은 해 JLS-120490 ‘남국인 작곡집 – 태양은 사라져도 / 날이 갈수록’이 기록돼 있다. 이듬해와 그 이후에도 남국인 작곡집은 계속 제작됐다.

황금란의 ‘당신만 믿고 싶어’는 남국인이 작곡가로 활발하게 작품을 내놓던 그 흐름의 초기에 자리한 노래 가운데 하나다.

하나원과 황금란이 양쪽 면을 나눈 음반

이 LP를 자세히 보면 황금란 못지않게 하나원의 비중도 크다. 하나원은 Side B의 첫 곡 ‘이 밤이 새고 나면’을 비롯해 ‘떠나가면 싫어’, ‘눈물은 싫어’, ‘그 아가씨’까지 네 곡을 연속으로 불렀다.

황금란은 앞면 첫 두 곡을 맡았고 하나원은 뒷면의 대부분을 채웠다. 그래서 후대 음반자료에서는 이 원반을 ‘하나원·황금란 – 이 밤이 새고 나면 / 당신만 믿고 싶어’라는 식으로 정리하기도 한다.

옛 LP 음원 아카이브에서도 이 음반을 ‘하나원 황금란 1971 이 밤이 새고나면 : 당신만 믿고 싶어’로 분류하고, 황금란의 ‘당신만 믿고 싶어’와 ‘속삭여 주세요’, 하나원의 네 작품을 포함한 열 곡의 구성을 전하고 있다.

즉 이 음반은 황금란의 독집으로 보기보다 남국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황금란과 하나원을 앞세우고 박일남·남아성·강소희가 함께 참여한 합동 작곡집으로 보는 편이 원반 구성에 가깝다.

‘속삭여 주세요’도 황금란에게 남았다

‘당신만 믿고 싶어’ 바로 다음에는 황금란의 ‘속삭여 주세요’가 실렸다. 황금란은 한 장의 음반에서 두 곡을 연속으로 들려준 셈이다.

이 노래는 이후 다른 남국인 작곡집에도 다시 등장한다. 1972년 지구 JLS-120639 ‘남국인 작곡집 – 고향손님’의 수록목록에도 황금란의 ‘속삭여 주세요’가 포함돼 있다. JLS-120639 실물음반 자료에서도 Side B 마지막 곡으로 황금란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재수록 기록은 적어도 황금란이 1971년 JLS-120480에 한 번 이름을 올리고 완전히 사라진 가수는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남국인과 연결된 레퍼토리가 이듬해 작곡집에도 이어졌다.

‘가사·가창’이라는 금지곡 기록

‘당신만 믿고 싶어’에는 당시 대중가요 심의와 관련된 기록도 따라붙는다.

금지곡과 원반을 정리한 자료는 황금란의 ‘당신만 믿고 싶어’를 1971년 작품으로 소개하면서 금지사유를 ‘가사, 가창’으로 기록한다. 고향 작사·남국인 작곡이라는 정보와 JLS-120480 원반도 함께 제시돼 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사·가창’이라는 심의표기만으로 노래의 어느 대목이 구체적으로 문제가 됐는지, 황금란의 어떤 창법이 심의에 걸렸는지까지 임의로 만들어 설명할 수는 없다. 현재 확인되는 자료에서는 금지곡으로 분류됐다는 사실과 그 사유가 ‘가사·가창’으로 전한다는 정도가 분명하다.

특히 노랫말만 놓고 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평범한 연정가에 가깝다. 오늘의 감각으로 가사의 어떤 부분이 규제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보다 당시 심의기록 자체를 하나의 시대적 흔적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발매일을 둘러싼 원반자료의 차이

JLS-120480의 제작시기를 확인할 때는 자료 사이에 차이가 하나 보인다.

지구레코드 음반번호 자료와 금지곡 아카이브는 1971년 6월 1일을 발매일로 기록한다. 반면 현재 거래되는 JLS-120480 실물음반 판매자료에는 1972년 2월 20일이라는 제작일 표기가 나타난다.

음반번호와 1971년 당시의 자료 흐름, 여러 아카이브의 기록을 함께 보면 이 작품 자체는 1971년 음반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후자의 날짜는 같은 번호 음반의 후속 제작·재판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현재 자료만으로 두 날짜를 억지로 하나로 합치기보다 1971년 6월 1일 초판 기록과 후대 실물에서 확인되는 1972년 제작표기가 함께 존재한다고 구별하는 편이 안전하다.

1971년 원반에서 다시 만나는 황금란

오늘날 ‘황금란’을 검색하면 같은 이름의 후대 가수나 드라마 등장인물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1971년 가수의 기록을 찾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후대에 ‘세월아 세월아’ 등을 부른 동명의 가수 자료를 그대로 1971년의 황금란에게 연결해서는 안 된다.

지금 확실하게 붙잡을 수 있는 황금란의 초기 흔적은 당시 실물음반이다. 지구 JLS-120480의 한쪽 면 첫 곡에 ‘당신만 믿고 싶어 / 황금란’이 적혀 있고, 바로 다음 홈에는 ‘속삭여 주세요’가 이어진다.

그리고 첫 곡은 음반 제목에까지 올라갔다. 한산한 뒷자리의 수록곡이 아니라 남국인 작곡집을 대표하는 두 제목 가운데 하나였다.

황금란의 ‘당신만 믿고 싶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창한 약속을 요구하는 노래가 아니다. 떠나지 말아 달라고, 눈물을 남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면서도 마지막에는 결국 그 사람을 믿고 싶다는 말로 돌아온다. 1971년 6월 남국인 작곡집의 첫 홈에 놓였던 이 짧은 사랑노래에는 황금란이라는 가수의 초기 음반 흔적과 남국인의 작곡활동, 그리고 ‘가사·가창’이라는 당시 가요심의의 기록까지 함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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