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세요 – 김부자 –
김부자 ‘돌아오세요’, JLS-120477을 대표한 노래
‘돌아오세요’는 후대의 디지털 선집에서 처음 등장한 노래가 아니다. 1971년 지구레코드 JLS-120477이 출발점으로 확인된다.
1971년 원반을 정리한 자료에는 음반명을 ‘김부자 스테레오 독집 [돌아 오세요 / 당신만을]’로 기록하고, ‘돌아오세요’를 한산도 작사·고봉산 작곡으로 적고 있다.
이 음반에는 이번에 함께 살펴보는 ‘슬픈 여인’과 ‘찾아온 오동도’도 들어 있다. 세 노래가 서로 다른 시기의 디지털 음반에 나뉘어 나타나기도 하지만 원반자료를 따라가면 1971년 5월의 같은 김부자 독집으로 모인다.
붙잡지 않지만 돌아올 자리는 남겨둔다
‘돌아오세요’의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순간에 서 있다. 사랑을 몰랐거나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이별이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돌아본다.
그러나 상대를 강제로 붙잡지는 않는다. 이미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떠나겠다면 보내주겠다는 태도를 취한다.
대신 마지막 한 가지 마음은 남겨둔다. 먼 훗날 자신이 생각나는 날이 있다면 다시 돌아와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의 제목 ‘돌아오세요’는 당장 가지 말라는 절규와 조금 다르다. 떠나는 사람의 선택을 받아들이면서 미래의 어느 날을 기다리는 말이다.
벅스의 ‘돌아오세요’ 복원음원에서도 이러한 노랫말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벅스에는 이 곡이 후대에 재편성된 ‘고봉산 작곡집 – 꽃 한 송이’에도 수록돼 있다.
고봉산 작곡집에도 다시 실린 ‘돌아오세요’
‘돌아오세요’는 김부자의 독집에 한 번 실리고 사라진 작품이 아니었다.
벅스의 ‘고봉산 작곡집 – 꽃 한 송이’에는 이미자의 ‘꽃 한 송이’, 남진의 ‘어머님’과 ‘타향’, 은방울자매의 ‘추억의 용두산’, 하춘화의 ‘방앗간 아가씨’와 ‘물새 한 마리’ 등에 이어 김부자의 ‘돌아오세요’와 ‘당신만을’이 함께 들어 있다.
실물 LP 수록자료에서도 뒷면에 하춘화의 ‘물새 한 마리’, 김부자의 ‘돌아오세요’, 이미자의 ‘유달산아 말해다오’, 김부자의 ‘당신만을’, 남진의 ‘철새’가 놓인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음반사에서는 이미 취입한 노래를 가수 독집뿐 아니라 작곡가 선집이나 새로운 합동 LP에도 다시 수록하는 일이 흔했다. 따라서 후대 음원사이트에 표시되는 ‘고봉산 작곡집 – 꽃 한 송이’를 ‘돌아오세요’의 최초 발표음반으로 볼 수는 없다. 현재 확인되는 원반 기록에서는 1971년 JLS-120477 김부자 독집이 앞선다.
‘생각이 나면 돌아오세요’라는 제목으로도 남은 노래
같은 녹음계열을 찾을 때 주의할 부분도 있다. 후대 김부자 음반에는 이 작품이 ‘생각이 나면 돌아오세요’라는 제목으로도 등록돼 있다.
벅스 ‘생각이 나면 돌아오세요’의 노랫말을 1971년 ‘돌아오세요’와 비교하면 내용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해당 음원은 ‘김부자 독집 – 임은 내 사랑’에 수록돼 있다.
따라서 ‘돌아오세요’와 ‘생각이 나면 돌아오세요’를 제목만 보고 서로 완전히 다른 노래로 분리해서는 곤란하다. 반대로 후대 음원의 녹음 테이크까지 모두 동일하다고 단정하려면 음원과 원반을 별도로 비교해야 한다.
‘왜색’ 금지곡으로 전하는 기록
‘돌아오세요’에는 1970년대 대중가요 심의의 흔적도 남아 있다.
금지곡 자료를 정리한 음반 아카이브에서는 김부자의 ‘돌아오세요’를 금지사유 ‘왜색’으로 기록한다. 같은 자료에는 한산도 작사, 고봉산 작곡과 1971년 JLS-120477의 정보도 함께 적혀 있다.
다만 여기서 ‘왜색’이라는 판정과 특정 일본 노래의 표절은 구별해야 한다. 현재 확인한 자료만으로 어느 일본곡을 모방했다거나 어떤 선율 때문에 판정받았다고 특정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구체적인 원곡을 임의로 만들어 연결해서는 안 된다.
당시 ‘왜색’은 대중가요 심의에서 사용됐던 규제 사유 가운데 하나였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시대의 심의를 거친 노래로 기록돼 있다는 데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달타령’ 이전과 이후를 잇는 김부자
김부자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음반을 내기 시작했고 1970년에는 ‘일자상서’ 같은 노래를 발표했다. 1971년에는 ‘달과 함께 별과 함께’를 비롯해 여러 신곡을 내놓으며 활동의 폭을 넓혔다.
그리고 이후 ‘달타령’이 크게 알려지면서 김부자의 이름은 민요풍 가요와 함께 더욱 강하게 기억됐다. 하지만 1971년의 실제 음반을 따라가면 그 이미지에 가려진 정통 이별가도 적지 않다.
‘돌아오세요’가 바로 그런 노래다. 화자는 울면서 매달리기보다 떠나는 사람을 보내준다. 그러면서 마음 한구석에는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남겨둔다.
김부자의 ‘돌아오세요’는 1971년 5월 JLS-120477의 얼굴이었고, 이후 고봉산 작곡집과 김부자의 다른 음반에도 제목을 조금씩 달리하며 다시 등장했다. 여기에 ‘왜색’이라는 금지곡 기록까지 남았다. 짧은 이별 노래 한 곡 안에 1971년 김부자의 음반활동과 고봉산과의 작업, 당시 가요심의의 흔적이 함께 겹쳐 있는 작품이다.
김부자의 ‘슬픈 여인’은 1971년 5월 지구레코드 JLS-120477 ‘김부자 스테레오 독집 – 돌아오세요 / 당신만을’에 실린 노래다. 한산도가 작사하고 고봉산이 작곡했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순간에도 끝내 작별인사를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 같은 음반의 대표곡 ‘돌아오세요’와 작사·작곡가가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