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 쉐그린 –
쉐그린 ‘미련’, 1971년 첫 리사이틀에서 부른 신곡
ManiaDB의 KLS-14 자료에 따르면 Side A는 ‘사랑해요 당신을’, ‘그리움’, ‘미련’, ‘침묵의 소리’, ‘철새는 날아가고’ 순으로 구성됐다.
‘미련’이 실제 당시의 신곡이었다는 사실은 후대 공연사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주간한국의 쉐그린 회고기사는 1971년 5월 29일 서울 YMCA 강당에서 열린 첫 리사이틀을 소개하면서 쉐그린이 새 노래 ‘미련’과 ‘그리움’을 불렀다고 기록한다.
KLS-14가 4월 25일 음반으로 정리돼 있으므로 이 공연은 음반이 나온 뒤 약 한 달 만의 무대였다. 음반에 실린 신곡이 실제 리사이틀의 레퍼토리로 이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코스모스 길을 걷는 사람
‘미련’의 노랫말에는 가을의 풍경이 선명하다.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길과 높은 가을 하늘이 등장하고, 화자는 그 길을 걸으며 떠난 사람을 생각한다.
잊으려고 해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계절은 달라졌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 사람이 남아 있다. 제목의 ‘미련’은 바로 그 지워지지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노래는 이별의 원인이나 두 사람의 구체적인 사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코스모스와 가을 하늘이라는 풍경을 통해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드러낸다. 그래서 ‘미련’은 KLS-14의 다른 사랑 노래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정성조와 쉐그린
KLS-14에서 중요한 이름 가운데 하나는 정성조다. 음반정보에는 정성조가 여러 곡의 작곡과 편곡에 참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정성조는 이후 영화음악과 재즈, 대중가요를 오가며 폭넓게 활동한 음악가다. 쉐그린의 초기 음반에서도 그의 이름이 확인된다는 사실은 KLS-14를 단순히 통기타 두 대와 목소리만으로 만든 포크 음반으로 보기 어렵게 한다.
‘미련’ 역시 쉐그린 두 사람의 화음과 함께 당시 편곡자의 음악적 손길이 들어간 스튜디오 작품으로 남았다.
첫 리사이틀의 기록이 남긴 노래
1971년 5월 29일 YMCA 공연에는 약 2천 명이 몰렸다고 주간한국은 전한다. 투 에이스, 양희은, 이용복 등이 게스트로 참여했고 공연 뒤 사인회가 약 두 시간 이어졌다는 내용도 남아 있다.
그날 쉐그린이 새 노래로 선보인 작품 가운데 하나가 ‘미련’이었다. 당시 차트 몇 위였는지보다 더 구체적인 동시대 활동의 흔적이다.
쉐그린의 ‘미련’은 KLS-14의 Side A 세 번째에 자리한 수록곡이면서, 음반 발매 직후 실제 공연장에서 신곡으로 불렸던 작품이다. 코스모스가 피는 길과 가을 하늘을 따라가면 그 끝에는 아직 떠난 사람을 놓지 못한 마음이 남아 있다.
쉐그린의 ‘사랑해요 당신을’은 1971년 유니버어살레코드 KLS-14의 Side A 첫 번째 곡이자 ‘동물농장’과 함께 음반 제목에 올라간 대표곡이다. ‘동물농장’이 익살스러운 노래였다면 ‘사랑해요 당신을’은 제목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작품으로, 한 장의 음반에서 쉐그린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