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이 없네 – 장나신 –
‘대답이 없네’는 장사익의 1970년 데뷔곡이었다
2013년 연합뉴스는 장사익이 1970년 취입한 데뷔곡 ‘대답이 없네’의 LP가 남이섬 노래박물관 행사에서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장사익이 1995년 첫 독집 《하늘가는 길》로 뒤늦게 데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25년 전 이 트로트곡을 취입했다고 설명돼 있다. 연합뉴스 ‘대답이 없네’ LP 공개 기사 보기
당시 예명은 장나신(張裸身)이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모든 것을 다 벗어버린다’는 뜻으로 스스로 지은 예명이었으며, 장사익은 이 노래를 취입한 직후 군에 입대해 가수 활동을 이어가지 않았다. 뉴시스 장사익 초기 취입 기록 보기
한동훈 작곡집 Side B 다섯 번째
1970년 한동훈 작곡집 수록표에는 Side B가 돌씨스터즈 ‘엉뚱한 생각마세요’, ‘다 알았어요’, 박건 ‘사나이 눈물’, 강성훈 ‘가슴에 남긴 미련’, 장나신 ‘대답이 없네’, 강성훈 ‘가버린 그사람’ 순으로 적혀 있다. 장사익의 기억과 후대 언론 보도에서 말하는 ‘여러 가수의 노래가 들어간 LP 뒷면’이라는 설명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1970년 한동훈 작곡집 수록표 보기
장사익은 후대 인터뷰에서 “1970년 입대 직전 기존 가수가 내는 LP판 뒷면에 돈을 좀 주고 내 노래 하나를 넣었다”고 직접 회고했다. 당시 노래 제목이 ‘대답이 없네’였고 이름은 장나신이었다고 밝혔다. 장사익 인터뷰 보기
김성운 작사, 한동훈 작곡
장사익은 2024년 열 번째 음반 《사람이 사람을 만나》에서 ‘대답이 없네’를 다시 불렀다. 벅스의 새 녹음 곡정보에는 김성운 작사·한동훈 작곡으로 크레디트가 적혀 있다. 2024년 ‘대답이 없네’ 곡정보 보기
가사는 창가의 달과 기타, 변해버린 사랑, 대답 없는 사람을 향한 부름으로 이어진다. 화자는 과거 함께 맹세했던 상대에게 그 밤을 잊었느냐고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뒤에서는 별처럼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랑이 먹구름에 가려진 모습으로 표현된다.
54년 뒤 다시 부른 첫 노래
2024년 《사람이 사람을 만나》의 앨범 소개는 ‘대답이 없네’가 1970년 김동아의 ‘남포동 부루스’를 앞세운 한동훈 작곡집에서 장나신이라는 예명으로 불렀던 노래라고 명확히 적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다시 불러보라고 권해 50년 넘게 지나 새 음반에 다시 넣었다는 설명도 남아 있다. 2024년 앨범 소개 보기
2013년 처음 옛 음반이 공개됐을 때 장사익은 40여 년 전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신기하면서도 얼굴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소중한 노래라고 회고했다. 장사익의 당시 회고 보기
1995년 이전에 존재했던 장사익의 첫 번째 흔적
장사익의 음악사는 흔히 1995년 《하늘가는 길》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대답이 없네’는 그보다 훨씬 앞선 1970년에 한 번 가요계 문을 두드렸던 젊은 장사익의 목소리를 남기고 있다.
한동훈의 한 장짜리 합집 속 Side B 다섯 번째에 조용히 들어갔던 한 곡이 40여 년 뒤 다시 발견되고, 다시 2024년 정식 앨범에서 재해석됐다는 흐름은 ‘대답이 없네’만이 가진 특별한 이력이다. 당시에는 이어지지 못했던 출발이 반세기를 건너 다시 현재의 장사익과 연결된 노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