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비탈길 – 이동근 –

‘남산비탈길’의 두 가지 1970년 음반 기록

AL-206에서는 ‘남산비탈길’이 김세레나의 두 곡 뒤에 배치된 합집 수록곡이다. 반면 배상태 작곡 제5집에서는 앞면 첫 곡이며, 이어 ‘하얀 나비’, ‘가슴의 상처’, ‘정주지 마오’ 등 이동근의 노래가 여러 곡 실렸다.

이 두 음반의 정확한 제작 선후는 별도 실물 라벨 확인이 더 필요하지만, 최소한 ‘남산비탈길’이 1970년에 한 장의 합집과 배상태 작품집 양쪽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AL-206 수록 정보

배상태 작곡집에서 중심 가수였던 이동근

배상태 작곡 제5집의 앞면에서 이동근은 네 곡을 맡는다. ‘남산비탈길’, ‘하얀 나비’, ‘가슴의 상처’, ‘정주지 마오’가 그의 노래다. 한 곡만 합집에 참가한 가수가 아니라 배상태의 한 작품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가수였음을 알 수 있다.

배상태는 1960년대 후반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 낀 장충단공원’ 같은 곡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작곡가였다. ‘남산비탈길’ 역시 서울의 지명을 제목에 넣었다는 점에서 그가 자주 다루던 도시적 트로트의 공간과 연결해 볼 수 있다.

‘남산비탈길’이라는 서울의 공간

남산은 1960~70년대 서울 가요에서 자주 등장한 장소였다. 도심을 바라보는 언덕과 구불구불한 길은 만남과 이별, 야경과 추억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배경이었다.

이동근의 노래 제목은 ‘남산’이라는 실제 장소와 ‘비탈길’이라는 움직임을 결합한다. 항구·정거장·삼거리처럼 당시 가요가 구체적 공간을 제목으로 끌어오던 전통의 서울판이라 할 만하다.

AL-206에서 다시 만나는 ‘남산비탈길’

김세레나 중심으로 보이기 쉬운 AL-206에 배상태 작품이 섞여 있다는 사실은 이 음반이 단일 작곡가의 신곡집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실물 판매 페이지는 음반을 김종유·신일동 작곡으로 소개하지만, ‘남산비탈길’은 별도의 배상태 작곡 제5집에서도 확인된다. AL-206 실물 자료

오래된 LP의 재킷 앞면에 크게 적힌 이름만으로 모든 수록곡의 작곡 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남산비탈길’

‘남산비탈길’은 이동근이라는 가수와 배상태 작곡집, 그리고 김세레나를 앞세운 아세아 합집을 잇는 노래다. 한 곡이 서로 다른 음반 맥락에서 어떻게 다시 배치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1970년 음반 제작 관행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로 남아 있다.

태현철의 ‘벙어리 고향’은 1970년 아세아레코드 AL-206 《신범벅타령 / 정다운 다대포구》 뒷면 네 번째 곡이다. 이 음반에는 바로 앞에 ‘비와 나’도 실려 있어, 훗날 ‘현철’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 훨씬 전 그의 초기 목소리 두 곡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후대 자료에서 ‘벙어리 고향’을 부른 태현철을 오늘날의 가수 현철과 연결해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이 초기 음반 경력 때문이다. 1970년 ‘벙어리 고향’ 음반 자료

현철이 아직 ‘태현철’이던 시절

현철의 초기 음반 목록에는 1969년의 《무정한 그대 / 애수의 교차로》, 1970년 AL-206, 1971년 《태현철 힛트송 Vol.1》 등이 이어진다. 훗날 ‘현철과 벌떼들’, 다시 솔로 현철로 활동하기 전의 긴 초기 경력이 있었던 셈이다. 태현철·현철 초기 음반 목록

AL-206에서 그는 김세레나·나현옥 다음에 두 곡을 연속으로 맡는다. 당시 음반의 주인공으로 크게 이름이 인쇄된 가수는 아니었지만, 그의 초기 녹음이 1970년 아세아 합집에 분명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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