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찾아 천리길 – 남성하 –
‘임찾아 천리길’이 실린 SEL-1-724
성음 제작소 음반목록에는 SEL-1-724 유영민·남성아 《비를 안은 여인 / 임찾아 천리길》이 1970년 4월 13일 음반으로 기록돼 있다. 오아시스 목록에도 OL-724로 같은 음반과 날짜가 남아 있다. 성음 SEL-1-724 기록 보기 오아시스 OL-724 기록 보기
후대 디지털복원판의 수록순서는 1번 유영민 ‘비를 안은 여인’, 2번 유영민 ‘못잊어 울었네’, 3번 이래도 ‘사랑은 떠나가도’, 4번 전미라 ‘울지도 않겠어요’, 5번 김성하 ‘바람에 띄운사연’, 6번 유지나 ‘찻집의 고독’, 7번 남성하 ‘임찾아 천리길’, 8번 ‘당신이 좋아서’, 9번 진미나 ‘아무리 미워도’, 10번 차중광 ‘내사랑 미나’, 11번 남주현 ‘당신은 가야해요’, 12번 윤영철 ‘연정’이다. 《비를안은 여인 / 임찾아 천리길》 전체 수록표 보기
이 가운데 ‘사랑은 떠나가도’, ‘울지도 않겠어요’, ‘찻집의 고독’, ‘아무리 미워도’, ‘내사랑 미나’, ‘당신은 가야해요’, ‘연정’ 등은 이미 1969년 음반에서 확인되는 곡들이다. 따라서 SEL-1-724는 열두 곡 모두를 새로 녹음해 처음 발표한 독집이 아니라, 당대 여러 가수의 기존 레퍼토리와 새 녹음을 다시 묶은 합집 성격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남성하와 남성아, 어느 표기가 원래였나
1970년 복원판에서는 ‘임찾아 천리길’과 ‘당신이 좋아서’가 모두 남성하의 노래로 정리돼 있다. 그러나 1969년 성음 목록에는 SEL-1-646 남성아·성일 《당신이 좋아서 / 눈물을 머금고》가 확인된다. 즉 ‘당신이 좋아서’는 이미 1969년 남성아의 이름으로 음반에 존재했다. 1969년 남성아 음반기록 보기
또 1971년 음반 《마음껏 사랑하고 / 당신》에서도 ‘당신’과 ‘임찾아 천리길’이 남성아의 이름으로 실린다. 이런 반복을 보면 1970년 디지털복원판의 ‘남성하’는 원자료의 ‘남성아’와 동일 가수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물 SEL-1-724 라벨에서 어느 표기가 인쇄됐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한쪽을 단정적으로 오자라고 확정하는 것보다 두 표기를 함께 남기는 것이 안전하다.
‘임찾아 천리길’이라는 제목
‘임찾아 천리길’은 말 그대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내용을 연상시키는 제목이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해당 음원의 가사는 제공되지 않아, 실제 화자가 고향을 떠나는지, 연인을 찾아가는지, 이미 헤어진 사람을 뒤쫓는지까지는 확인된 자료 이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비슷한 시기에 ‘님찾아 천리길’ 같은 유사 제목이 여러 가수의 음반에 나타난다. 그래서 제목만으로 다른 곡의 가사나 작사·작곡 정보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이 곡은 남성하 또는 남성아의 가창과 SEL-1-724라는 음반번호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같은 음반에 남은 1969년의 흔적
SEL-1-724의 흥미로운 점은 1970년 신보이면서 동시에 1969년 가요의 흔적을 많이 품고 있다는 데 있다. 진미나의 ‘아무리 미워도’는 1969년 정진성 작곡 제6집에서 먼저 확인되고, 윤영철의 ‘연정’ 역시 1969년 배성·윤영철 음반 《사나이 부르스 / 연정》의 뒷면 첫 곡이었다.
남성아의 ‘당신이 좋아서’ 역시 1969년 음반에 이미 등장한다. 이런 선행 음반을 함께 보면 SEL-1-724가 새 노래만 발표하는 음반이라기보다 오아시스·성음의 여러 가수와 레퍼토리를 다시 편성한 1970년 합집이라는 성격이 더 또렷해진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임찾아 천리길’
‘임찾아 천리길’에는 화려한 순위기록보다 더 눈에 띄는 자료상의 이야기가 있다. 한 가수의 이름이 남성하와 남성아라는 두 형태로 전하고, 같은 곡이 서로 다른 음반에서 되풀이해 나타난다.
그 표기 차이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오래된 음반을 읽는 한 방법이다. 1970년 4월 SEL-1-724의 일곱 번째 곡으로 남은 ‘임찾아 천리길’은 노래 자체뿐 아니라 오래된 음반정보가 후대로 전해지는 과정까지 함께 보여주는 기록이다.
유영민의 ‘못잊어 울었네’는 1970년 4월 13일 성음 SEL-1-724 《비를 안은 여인 / 임찾아 천리길》에 실린 곡이다. 후대 디지털복원판에서는 유영민의 ‘비를 안은 여인’ 바로 다음인 전체 2번에 놓여, 이 음반의 앞부분을 유영민의 두 곡이 연속해서 채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