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의 사랑 – 나현옥 –

‘견우와 직녀의 사랑’의 먼저 나온 음반

1969년 신일동 작곡 제3집의 앞면에는 김형택·박일남·쟈니리의 노래가, 뒷면에는 나현옥의 ‘사랑이란 무정한 것’, ‘견우와 직녀의 사랑’, ‘두멧골 처녀’, ‘옛성터’가 연이어 배치됐다. 나현옥이 한 곡만 객원처럼 참여한 것이 아니라 음반 뒷면의 중심 가수였음을 알 수 있다. 1969년 신일동 작곡 제3집 수록 자료

‘견우와 직녀의 사랑’은 그 음반 뒷면 2번에 놓였다. 1970년 AL-206에서는 다시 뒷면 2번에 실렸다. 따라서 AL-206은 이 곡의 최초 발표 음반이라기보다 이미 발표된 신일동 작품을 다시 묶은 음반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나현옥과 신일동의 작품 묶음

1969년 음반에서 나현옥의 노래가 네 곡 연속으로 실렸다는 사실은 당시 작곡가 작품집의 제작 방식을 잘 보여준다. 한 작곡가가 여러 가수에게 곡을 나눠주되 특정 가수에게 한 면의 상당 부분을 맡기는 경우가 있었고, 나현옥은 이 음반에서 신일동 작품을 집중적으로 불렀다.

1970년 AL-206이 ‘김종유/신일동 작곡’ 음반으로 소개되는 것도 이런 기존 레퍼토리를 다시 엮은 흔적과 연결된다. AL-206 실물 소개

‘견우와 직녀의 사랑’에 담긴 이야기

제목은 칠월칠석 설화의 견우와 직녀를 곧바로 불러온다. 서로 사랑하지만 떨어져 지내야 하고 정해진 때에야 만날 수 있는 두 인물은 오래전부터 이별과 기다림의 상징으로 쓰였다. 이 노래 역시 그런 설화적 이미지를 당시의 대중가요 언어로 옮긴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특히 1960년대 말에는 옛이야기와 민속 소재를 현대 가요 제목과 가사로 끌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은 신일동의 트로트·가요 작법과 오래된 설화가 만난 사례다.

1970년 합집에 다시 실린 이유를 보여주는 자리

AL-206의 뒷면에는 김세레나, 나현옥, 태현철, 김상범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 안에서 나현옥의 ‘견우와 직녀의 사랑’만 앞선 1969년 음반이 분명하게 확인된다는 사실은 이 LP를 ‘1970년의 신곡 12곡’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좋은 사례가 된다.

오래된 음반을 볼 때는 한 장의 재킷만으로 최초 발표를 결정하기보다 같은 곡이 앞선 작곡집에 존재하는지 살펴야 한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은 그 원칙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 노래의 가장 중요한 기록은 1970년 합집보다 한 해 앞선 1969년 신일동 작곡집이다. 나현옥이 신일동의 여러 작품을 함께 불렀던 시기의 한 곡이라는 사실을 되찾으면, ‘견우와 직녀의 사랑’은 이름만 남은 옛 노래에서 한 작곡가와 가수가 함께 만든 레퍼토리의 일부로 다시 보인다.

신가야의 ‘임떠난 부두’는 1970년 아세아레코드 AL-206 《신범벅타령 / 정다운 다대포구》 앞면 여섯 번째 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배를 타고 떠난 뒤 부두에 홀로 남은 화자를 그린 전형적인 항구 이별가다.

음반에는 ‘임떠난 부두’로 적힌 자료와 ‘님떠난 부두’로 적은 후대 자료가 함께 보인다. 1970년 음반 수록 순서는 분명하며, 김세레나·이동근·안다성에 이어 앞면을 마무리하는 노래였다. AL-206 수록곡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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