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가씨 – 김세레나 –

김세레나 ‘봄아가씨’가 처음 확인되는 1970년 음반

AL-206의 앞면은 ‘신범벅타령’과 ‘봄아가씨’ 두 곡을 김세레나에게 배치한 뒤 이동근·안다성·신가야의 노래로 이어진다. 실물 음반 판매 자료에서도 ‘봄아가씨’는 정확히 앞면 2번에 적혀 있다. AL-206 수록곡 확인

아세아 레이블 연표에서는 이 음반의 제작일을 1970년 2월 22일로 정리한다. 같은 해 3월에는 김세레나의 스테레오 힛트앨범 No.3가 이어졌고, 그 음반 뒷면에도 ‘신범벅타령’, ‘정다운 다대포’, ‘봄아가씨’가 나란히 다시 실렸다. 아세아레코드 1970년 레이블 연표

1970년 김세레나의 위치

김세레나는 1960년대 후반 이미 ‘새타령’, ‘성주풀이’, ‘서산큰애기’ 같은 민요·신민요 계열의 노래를 잇달아 음반에 담고 있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 신민요가 황정자·최정자·김세레나 같은 가수들에 의해 계승되고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신민요 항목

그 시기의 김세레나는 국내 음반 작업에만 머물지 않았다. 김세레나는 훗날 인터뷰에서 1967년부터 1970년까지 매년 베트남전 위문공연에 참가했다고 회고했다. ‘봄아가씨’가 실리던 1970년은 음반 제작과 해외 위문공연이 동시에 이어지던 활동기였다. 경향신문 김세레나 인터뷰

‘봄아가씨’와 김세레나의 신민요 레퍼토리

김세레나의 강점은 전통 민요의 어법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만 있지 않았다. 전통적인 장단과 어휘를 대중가요의 길이에 맞게 재구성한 창작 신민요도 그의 주요 레퍼토리였다. ‘봄아가씨’ 역시 제목부터 계절과 인물을 결합한 신민요 계열의 정서를 품는다.

같은 음반의 첫 곡 ‘신범벅타령’은 ‘얼시구’, ‘절시구’ 같은 후렴과 사계절의 님 생각을 엮는 노래이고, ‘봄아가씨’는 그 뒤에 이어 배치됐다. 음반 제작자는 김세레나의 민요적 색깔을 앞면 도입부에 연속해 놓은 셈이다.

같은 음반의 여러 목소리

AL-206은 김세레나 독집으로만 볼 수 없다. 앞뒷면에 이동근, 안다성, 신가야, 나현옥, 태현철, 김상범의 노래가 함께 놓였다. LP 소개 자료가 이 음반을 김종유·신일동 작곡 음반으로 적는 것도 당시 작곡가 중심 합집의 성격을 보여준다. 실물 음반 소개

그 가운데 김세레나는 네 곡을 담당해 음반의 중심에 서 있었다. ‘봄아가씨’는 오늘의 디지털 앨범 날짜보다 이 1970년 아세아 음반과 이후 재수록 경로를 따라가야 원래의 위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노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듣는 ‘봄아가씨’

‘봄아가씨’는 김세레나의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곡만으로 그의 경력을 설명할 때 쉽게 지나치기 쉬운 노래다. 그러나 1970년 초의 음반을 펼쳐 보면 ‘신범벅타령’, ‘정다운 다대포구’와 함께 반복 수록되며 한 시기 그의 레퍼토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 작은 반복이 한 가수의 실제 활동사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

김세레나의 ‘신범벅타령’은 1970년 아세아레코드 음반의 앞면 첫 곡이자 음반 제목에 직접 사용된 노래다. 오늘날 후대 음원에서 접하는 버전보다 먼저 AL-206 《신범벅타령 / 정다운 다대포구》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다.

이 곡은 이후 김세레나의 스테레오 힛트앨범 No.3와 여러 재편집 음반에 거듭 수록됐다. 따라서 현대 음원 서비스에 표시되는 1980년대 이후 날짜를 최초 발표 시점으로 보면 곡의 역사를 수십 년 뒤로 밀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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