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 김상범 –

김상범 ‘갈대’가 실린 AL-206 음반

현재 확인되는 아세아레코드 레이블 정리에서는 이 음반이 1970년 2월 22일 제작된 AL-206 또는 ALS-206으로 정리돼 있다. 같은 음반의 실물 판매 자료와 수록곡 자료 역시 1970년 아세아 발매, ‘신범벅타령 / 정다운 다대포구’ 음반이라는 점을 공통으로 보여준다. 아세아 레코드 레이블 연표 실물 LP 수록곡 자료

앞면에는 김세레나의 ‘신범벅타령’과 ‘봄아가씨’, 이동근의 ‘남산비탈길’, 안다성의 ‘나그네 삼거리’와 ‘밤비의 탱고’, 신가야의 ‘임떠난 부두’가 실렸다. 뒷면에는 김세레나의 ‘정다운 다대포구’, 나현옥의 ‘견우와 직녀의 사랑’, 태현철의 ‘비와 나’와 ‘벙어리 고향’, 김상범의 ‘한많은 사나이’와 ‘갈대’가 이어졌다.

LP갤러리의 실물 소개에는 이 음반을 김종유·신일동 작곡 음반으로 적고 있다. 다만 수록곡 전체가 두 사람의 신곡으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은 이미 1969년 신일동 작곡 제3집에서 확인되고, ‘남산비탈길’ 역시 별도의 배상태 작곡집에 실린 자료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AL-206은 완전히 새로 녹음한 한 작곡가의 작품집이라기보다 당시 아세아가 여러 가수와 레퍼토리를 다시 묶은 음반이라는 성격도 함께 살펴야 한다. AL-206 실물 수록 정보

‘갈대’를 만든 김종유와 부산 가요계

‘갈대’의 작곡가 김종유는 부산을 중심으로 많은 노래를 남긴 작곡가였다. 후대의 부산 대중가요 연구에서는 그가 1933년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서 태어나 1965년 아리랑시스터가 부른 ‘월남소식 고향소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고 정리한다. 1970년에는 같은 AL-206에서 김세레나가 부른 ‘정다운 다대포구’도 그의 작품으로 확인된다. 국제신문 김종유 관련 기록

그의 작품 목록에는 다대포·해운대·부산항처럼 부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제목이 적지 않다. ‘갈대’는 그런 지역 노래와는 결이 다르지만, 김종유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까지 아세아레코드에서 여러 가수에게 꾸준히 작품을 공급하던 흐름 속에 놓여 있다.

‘갈대’에 담긴 이야기

제목의 ‘갈대’는 흔들림과 외로움을 비유하기 좋은 소재다. 이 노래 역시 사랑이 지나간 뒤 남은 마음을 흔들리는 갈대의 이미지에 겹쳐 놓는 전형적인 당시 성인가요의 어법을 따른다.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를 실제 음반 속 위치와 함께 보는 일이다. 이 노래는 음반을 여는 곡이 아니라 여러 가수의 노래를 지나 뒷면 마지막에 닿는 곡이었다.

김상범은 같은 면에서 바로 앞의 ‘한많은 사나이’와 ‘갈대’ 두 곡을 불렀다. 한 장의 LP에 한 가수의 곡 두어 곡씩을 배치하는 당시 합집 음반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1970년 한 장의 LP가 보여주는 풍경

AL-206에는 당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던 김세레나와 안다성, 1960년대 말 활동한 나현옥, 훗날 ‘현철’로 대중에게 알려지는 태현철, 그리고 신가야·이동근·김상범이 나란히 실렸다. 지금의 독집 앨범 개념으로만 보면 낯선 구성이지만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한국 LP에서는 여러 가수와 작곡가의 작품을 한 음반에 엮는 방식이 흔했다.

따라서 ‘갈대’는 김상범의 독집에서 떼어낸 한 곡이라기보다 아세아레코드의 이런 합집 제작 방식 속에서 남아 있는 작품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당시 별도 순위나 판매량을 근거로 크게 히트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실물 음반에 남은 위치와 작가 정보를 통해 1970년의 레퍼토리를 복원할 수 있는 노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갈대’

‘갈대’가 특별한 이유는 거대한 기록보다 한 장의 오래된 LP가 품고 있는 연결 관계에 있다. 김진경의 노랫말, 김종유의 곡, 김상범의 목소리, 그리고 김세레나·나현옥·안다성·태현철 등 서로 다른 가수들이 한 음반에서 만난다. 그렇게 ‘갈대’는 1970년 아세아레코드의 음반 제작 풍경을 오늘까지 전하는 작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세레나의 ‘봄아가씨’는 1970년 아세아레코드 AL-206 《신범벅타령 / 정다운 다대포구》 앞면 두 번째 곡이다. 같은 해 김세레나는 전통 민요와 새로 만든 신민요를 오가며 연이어 음반을 발표하고 있었고, ‘봄아가씨’도 그 흐름 한가운데에 놓인 노래다.

‘봄아가씨’는 이후 김세레나의 스테레오 힛트앨범 No.3에도 다시 수록된 흔적이 남아 있다. 한 번의 합집 수록으로 끝난 곡이 아니라 김세레나 자신의 레퍼토리 안으로 다시 편입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세레나 1970년 음반 수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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